계에 의지하여 바른 지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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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에 의지하여 바른 지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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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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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법석/체관대사

고려 초 중국에서 기울어 가던 천태학을 크게 일으킨 분이 체관 법사이다. 당시 중국 천태종은 12조 의적(義寂)이 이끌어 가던 상황이었으나, 천태종 3대부(법화현의, 법화문구, 마하지관)가 훼불과 전란으로 소실되어버린 처지였다. 이에 중국에서는 경전과 논서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고려에 도움을 청했고, 고려는 체관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 당시 고려가 보내 준 경전과 논서들은 천태 교학뿐만 아니라 중국 불교학 전반에 걸쳐 큰 도움을 주었다.

961년 경전과 논서들을 가지고 중국으로 건너간 체관 법사는 의적 문하에서 10년을 머물며 천태학을 크게 일으키고 좌정 입적했다. 법사가 저술한 『천태사교의(天台四敎義)』는 천태 교학 사상 가장 탁월한 저술의 하나로 손꼽히며, 중국 천태종을 다시 일으킨 위대한 저술로 꼽힌다.

후에 대각국사 의천은 중국에 가서 “옛날 체관 법사께서 교관(敎觀)을 전했으나 이제는 대가 끊기게 되었다. 이제 나는 법을 위하여 내 한몸 돌보지 않고 찾아와 대도(大道)를 구하노라.”고 대사를 기렸으며 고려에 돌아와 고려 천태종을 열었다. 체관 법사는 천태 대사의 교학을 계승해 중국 천태종을 중흥시켰으며 고려 천태종이 있게 한 초석을 놓았던 것이다.

체관 법사의 저술은 『천태사교의』만이 전하는데, 생전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입적 후 법사의 방에 있는 상자에서 빛이 나와 열어보자 그 원고가 있었다고 전한다. 『천태사교의』는 당시에도 물론이고 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천태 교학을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저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천태사교의』 가운데 수행을 위한 자상한 가르침인 25방편을 소개한다. 현재 『천태사교의』의 원문은 한국불교전서 4책 517~527쪽에 실려 있다.

천태사교의(天台四敎義)

25방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수행에 정진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인연을 갖추는 것(具五緣)이며 둘째는 (중생이 지닌) 다섯 가지 욕망을 꾸짖는 (여의는) 것(訶五欲)이요, 셋째는 다섯 가지 장애(불성을 가리는 덮개)를 버리는 것(棄五蓋)이요, 넷째는 (수행에 정진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상태를 만드는) 다섯 가지 일을 잘 갖추는 것(調五事)이며, 다섯 째는 (실제로 수행에 정진하여) 다섯 가지 법을 잘 실천하는 것(行五法)이다. 먼저 (수행을 함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인연에 대해 밝힌다.

그 첫 번째는 계를 잘 받아 지켜서 (스스로를) 청정하게 하는 것이다. 경(여기서는 유교경을 가리킨다)에서 “계를 의지하여 선정에 들 수 있는 지혜와 고(苦)를 여의는 지혜가 생긴다.”고 설한 것과 같은 뜻이다. 이 때문에 비구는 마땅히 계를 지켜 청정하게 하여야 한다. 재가자와 출가자 대승과 소승이 다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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