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이제 언제 이 세상 떠나도 여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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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이제 언제 이 세상 떠나도 여한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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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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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덕 칼럼

금년 들어 우리 민족에게 큰 변화가 온 것을 느낀 것은 봄 4월,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6월(12∼14일)에 만난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을 때다.

때마침 총선을 며칠 앞두고의 발표인지라, 야당들은 ‘총선용(總選用)’이라고 했으나, 국민들은 우선 꿈에도 원하고 그리던 일이기에 남북합의서 전문을 읽고 또 읽고(4월 11일자), 남북 정상의 만남과 거기서 거론될 냉전 체제 해체를 위한 여러 가지 문제, 남북 이산가족 재회 및 고향방문 문제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기원해 왔던 것이다.

그리고 6월에 감격스러운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남북 정상이 서로 손을 잡고 반가이 만나는 장면은 참으로 압권(壓卷)이었다.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만인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거기서 한국인의 순수한 ‘마음’을 느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이 마음에서 이루어진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진리를 눈으로 보았다. 남과 북이 이 ‘한마음’뿐인데 무엇을 두려워하랴. 나는 눈물 속에서 ‘한 핏줄기, 한 모국어’라는 것의 참 모습을 본 것이다. 피가 통하고 말이 통하기에 그렇게 한 마음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8·15에 이산가족 만남의 결실이 이루어진 것이다. 절에서는 마침 음력 7월 보름(8월 14일) 백중날, 조상들의 왕생극락 위한 우란분제(盂蘭盆齋)도 백일 지장기도도 마치고 선방의 하안거(夏安居)도 이날 해제했기 때문에 나는 이번 이산가족 만남의 보도는 마음놓고 푹 빠져서 지켜볼 수 있었다. 산철 수행도 거르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그 수행보다 더 귀중한 것이 이 겨레의 만남에 담겨져 있다고 생각해서다.

헤어진 지 50년, 그들은 만나자 마자 얼싸안고 소리내어 통곡하고 또 소리 없이 흐느껴 울지만 기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경우란 거의 없을 것이다.

애띤 홍안 소년이 난리통에 행방불명이 되고, 의용군으로 끌려가고…, 가족과 헤어져서 월남·월북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제 얼굴에 주름살 깊어 고향을 찾으니 그 선대들이야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너무 노쇠하여 휠체어에 실려서 나오거나, 또는 만나러 왔다가도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만남의 장소에는 나오지 못하고 병원에 실려갔다는 얘기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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