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진리를 설파하신 거룩하신 님, 공양받을 만하신 님, 올바로 원만히 깨달으신 님, 지혜와 덕행을 갖추신 님, 올바른 길을 가신 님, 세상을 이해하시는 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신 님, 사람들을 길들이시는 님, 하늘사람과 인간의 스승이신 님, 세상에 존경받는 님이신 부처님께 귀의하오며, 세상의 존경받는 님께서 잘 설하신 현세에 유익한 가르침, 시간을 초월하는 가르침, 와서 보라는 가르침, 승화시키는 가르침, 그리고 슬기로운 이 하나하나에게 알려지는 가르침에 귀의하오며, 훌륭하고 정직하고 현명하고 조화롭게 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승가에 귀의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기 전까지 저의 정신적 편력은 기독교, 유교, 도가의 노장철학에 집중된 것이었습니다.

어려서 철없을 적에 할머니 손에 매달려 집에서 시오리쯤 떨어진 가섭사라는 절에 일 년에 한 번쯤 가서 시키는 대로 절하는 이유도 모른 채 수 없이 부처님께 절을 올린 것을 빼고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30대 중반까지 거의 갖지 못했습니다.

무지한 탓에, 절 입구의 사천왕상이나 신중탱화를 보면 까닭 모를 두려움을 느끼곤 했으니까요. 지금은 아주 편안하게 이 분들을 불법의 수호신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대학을 다니면서는 별다른 종교를 갖지 않았고, 단지 세상의 위인들의 삶을 거울삼아 내 삶을 보다 가치 있는 것으로 할 수만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공이 영문학이었으니만치, 자연히 불교경전보다는 기독교의 성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