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淸貧)과 청부(淸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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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淸貧)과 청부(淸富)
  • 관리자
  • 승인 200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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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이렇게 일굽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청빈(淸貧)’을 존중해 왔다. 옛말에 “청빈을 제일의 자랑으로 삼고”라는 말이 있듯이, 청빈함 자체가 커다란 자랑거리가 되었다. 황희 정승은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청빈한 재상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청빈함, 청빈한 생활은 지나간 조상시대의 가치관, 윤리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자녀에게도 생활지침으로 권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청빈’의 가치관을 교육받아서 그런지 우리들은 곧잘 재벌들이나 부자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적산불하, 권력형 특혜, 부동산투기, 졸부 등은 소위 ‘가진 자’들에게 붙어다니는 딱지들이다.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 부러움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들에 대한 존경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상반된 의식이 잠재해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탁부(濁富)’의 윤리관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 ‘청부(淸富)’가 되는 게 불가능한 사회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이 ‘탁부’밖에 없어서 그런 것일지 모르겠다.

오늘날 한국사람들은 ‘청빈’의 가치관을 머리 속에 갖고 있으면서도, 현실생활에서는 ‘탁부’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는 모순된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청빈’이 오늘날 우리의 가치관이 될 수 있을까. 옛날에 사회 전반적으로 먹을 것이 부족할 때, 기득권 층이 배불리 먹게 되면 힘없는 백성들이 굶주릴 수밖에 없는 사회, 생산력 수준이 낮은 영합(零合, Zero-Sum)적인 사회에서나 적용되는 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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