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궁극적 목표는 자비보살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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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궁극적 목표는 자비보살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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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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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해선림/경남 양산 통도사 시탑전 호명(皓溟) 스님

열대야 현상으로 잠 못 이루는 한여름 밤에 경전을 읽으면 웬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산문(山門)에 들어서기만 해도 답답한 가슴이 펑 뚫리는 것도, 수행자를 먼 발치서 뵙기만 해도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것도 인연의 소치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불볕더위 속에 찾아간 불보종찰 통도사, 진입로의 푸른 소나무 숲이며 전각들, 도량에 구르는 돌덩이 하나까지도 가슴 뭉클한데, 솔밭 주차장 위 산자락 밑의 시탑전에서 호명 노스님을 뵙는 순간 그 감동이 절정에 달했다.

도저히 여든 일곱이라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신 노스님의 형형한 눈빛, 온화한 미소, 모든 상(相)을 떼버리고 모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이만이 가지고 있을 법한 다정다감한 위의… 그 모습 속에 다 녹아 있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싶었다.

저절로 드러나는 자비보살행

스님의 방에는 볼 것이 많다.

책과 CD, CD플레이어, 갖가지 녹음테이프와 선사들의 사진도 눈에 띄지만 특히 퀭한 눈빛의 아프리카 난민 어린이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자비로운 마음을 회복하지 않으면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없어요.

공부를 하다 보면 고통받는 저이들의 마음과 하나가 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돕지 않을 수 없어요.

자비보살행이 저절로 물씬 물씬 나오게 되지요.

어렵게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소우주라고 하는 이 몸을 보세요.

이 몸이 봉사행, 자비보살행으로 구성되어 있잖아요.

이 입이 봉사해서 머리카락도 만들고 손톱 발톱도 만들고… 발이 봉사해서 가고 싶은 대로 가고, 이 손이, 이 머리가 봉사해서 모든 일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봉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이치인데 제 편한 대로 살려고 하니 온갖 불행이 생기는 것입니다.

눈코입이 각각일지라도 제 한몸이고, 그 각각이 서로 돕고 봉사해서 이 몸을 부지하듯 대자연도 마찬가지예요.

저 산과 물과 사람과 사람이 각각 떨어져 있는 것 같아도 실로는 둘이 아닌 한 몸입니다.

내 몸 안의 눈코입이 서로서로 봉사해서 살아가듯 자연 또한 돕고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모르고 제멋대로 살아가니 빈부간, 계층간, 나라와 나라간의 갈등이 양산되는 것입니다.”

스님께서는 밥을 먹으면서도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소중한 인연들의 봉사 덕분에 먹을 수 있음에 고마워하면서 다른 이를 위해 봉사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부처님께서 일찍이 말씀하셨듯이 이 세상은 서로서로 연관되어 있는 연기법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만물이 한몸뚱이인데, 언제부터인가 자연과 내가 둘이라는 잘못된 편견이 생겨 온갖 불행을 빚어냈다시며, 둘이 아닌 그 도리를 알게 하여 저절로 자비보살행이 드러나게 하는 작업이 바로 수행의 궁극적 목표라는 스님의 말씀이 참으로 향기로웠다.

한편 수행을 통해 저렇듯 아름다운 생각이 체화(體化)되셨기에 건강하신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쉬면 건강해진다

“마음을 쉬면, 매사 걸리는 게 없으면 자연스레 건강해집니다.

병의 80%가 마음에 달려 있지요.

마음을 불편하게 쓰면 건강이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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