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사상의 극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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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사상의 극복3
  • 관리자
  • 승인 200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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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강좌

부처님께서 자비의 눈으로 세상을 관찰해 볼진대, 연꽃이 떠오른 것도 있고 가라 앉은 것도 있듯이, 중생 중에도 때가 적은 중생이 있는 것을 보고 전법을 하게 되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범신(梵神)이라는 것도 불교 안에 들어와 버립니다. 유신론적인 종교사상 중에서도 버릴 것도 있고 취할 것도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슬람교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인도는 모든 종교가 대단히 화합된 상태였습니다. 다른 종교사상들이 불교에서 굉장히 많이 배워 갑니다. 그래서 자신의 학파를 발전시켜 갔습니다. 그렇게 열려 있는 종교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그렇게 열려 있어야 됩니다. 그냥 상대방의 종교를 무조건 관용하기보다는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그른지 편견 없는 눈으로 한 번 쳐다보는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 지혜에 입각한 검토마저 무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불교신자라면 다른 종교에 대하여 참과 거짓을 편견 없이 한 번 검토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당시의 종교사상들에 대해 좀 깊이 설명해보면서 오늘날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크게 말해서 유신론적인 종교와 유물론적인 종교가 인도에서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서력 기원 2000년 훨씬 전부터 이 세상을 창조한 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했습니다. 처음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한 신은 비스바카르만(조물주)이라고 하는 신이었습니다. 인도말로 ‘모든 것을 만든 자’라는 뜻입니다. ‘마치 목수가 집을 짓듯이 비스바카르만이라고 하는 신이 우주를 만들었느니라`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스바카르만 신에게 문제가 발생합니다. 목수가 그냥 허공에다 집을 짓는 것을 봤습니까? 나무나 서까래나 돌이라는 재료가 있어야 하거니와, 소위 ‘재료’의 문제가 생긴 겁니다. 비스바카르만 신이 우주를 만들 때 무엇을 가지고 만들었느냐 하는 겁니다.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면 그것은 어디서 왔느냐 하는 겁니다.

이 `재료`의 문제는 오늘날 기독교 신학에서도 그대로 발견이 됩니다. 신은 이 우주를 무엇을 가지고 창조했느냐 하는 물음입니다. 신학자들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무(無)로부터의 창조`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재료의 문제를 회피해 갑니다. 이것은 인도 신학과는 다릅니다. 인도 신학은 `무로부터의 창조`라고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무에서 유(有)가 생기느냐 하는 겁니다. 인도인들은 무에서의 창조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 뒤 어떻게 생각했느냐, 이걸 잘 봐야 됩니다. 불교적인 사유와 같습니다. 재료의 문제가 있다는 말은 우리가 비스바카르만이라는 신을 잘못 알고 있다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 2단계의 창조신이 나타나게 됩니다. 세상은 비스바카르만 신이 집을 짓듯이 만든 것이 아니고 ‘프라자파티’라는 신이 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신의 성격을 바꿔버립니다. 프라자파티 신은 우리말로 하면 생주신(生主神:태어난 존재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어머니가 자식을 낳듯이 프라자파티 신이 이 우주를 낳았다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재료의 문제가 사라지게 됩니다. 신께서 우릴 낳았으므로 우리는 신의 자식이라는 겁니다. 신에 대한 관념이 상당히 성숙해지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프라자파티 신이야말로 우리의 주인이며 우리를 구원하실 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신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슨 문제냐 하면, 소위 `안과 밖`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프라자파티 신이 우주를 낳았는데 그렇다면 이 신은 우주 안에 있다고 해야 할까요, 우주 밖에 있다고 해야 할까요? 만약 바깥에 있다면 바깥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생기며, 안에 있다고 한다면 자신이 자신을 낳았다고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기독교에서는’절대적`으로 바깥에 있다며 `절대 타자(絶對他者)`라고 답합니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이러한 답을 거부합니다. 결국 프라자파티 신도 완벽한 신은 아니라는 견해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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