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광덕 큰스님께서 불광법회에서 설하신 법문 내용을 녹음, 편집부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감사합니다. 반갑기로 말하면 마음을 함께 하고 믿음을 함께 하고 행과 행의 목표와 영원한 생명의 지표를 함께 하는 그런 사이만큼 더 가까운 사람이 없을 것이고 더 미더운 사람이 없을 것이고 더 반가운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역시 반갑고 고마운 생각, 형제들을 대하면서 그 생각이 앞서는 것은 아마 몇 가지 이유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도 새로운 정진을 기약하고 그 출발을 위해서 마음을 다듬고자 또 모였습니다. 우리 나라에 불법이 전해진 지 1,600여 년이 됐지만 그 사이에서 선택된 우리 불광이 자랑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반야바라밀에 의해서 부처님의 진실한 뜻이 드러난 법문을 획으로 삼아서 우리가 믿고 수행한다는 사실이 그렇습니다. 경을 보면 요익(饒益)이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부처님의 진실한 뜻이 완전히 드러난 법문과 부처님의 진실한 뜻이 드러나 있지 아니하는 중간을 말하는 법문이 있는데 그건 완전히 진리가 밝혀지지 않는 법문입니다.

그건 중생과 사정, 설법대상, 상황에 맞춰서 설법을 하다보니까 당신의 완전한 깨달음, 그 자체는 드러내지 않으시고 중생의 미혹을 그때그때 풀어주기 위한 법문밖에 나오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경전의 말씀이 부처님의 말씀이지만 그것은 불요익, 참되고 깊은 뜻이 완전히 드러나지 아니한 법문이라는 것입니다.

법에 의지하되 요익(饒益)에 의지하라

“요익에 의지하라. 사람에 의지하지 말고 법에 의지하고, 법에 의지하되 요익에 의지하고, 불요익에 의지하지 말라” 하는 열반경의 말씀이 있습니다마는 우리들은 철저한 부처님의 깊은 깨달음의 법문을 믿고 수행합니다.

우리 불광이 자랑스러운 것이 몇 가지 있다고 한다면 맨 먼저 이 믿음을 내세우고 싶습니다. 요익의 믿음, 깨달음에 대한 믿음, 우리는 부처님을 믿습니다. 법이시며 진리이신 부처님을 믿습니다. 경에도 엄연히 부처님은 오는 분이 아니며 가는 분이 아니고 오고 감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왜? “부동이 여래니라.”고 대반야경에 말씀하셨듯이 진여(眞如)는 부동인 까닭입니다. 진여, 참된 진리의 본체, 진리의 그 바탕의 참 물건은 부동입니다. 동하는 것이 아니고 오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여래입니다. 그것이 부처님입니다. 불성은 거래가 없습니다. 불성이 여래입니다. 그러니까 진리가 부처님이며, 법이 여래이며, 공성이 여래입니다. 반야경의 말씀입니다만 진리가 여래인 까닭에, 진리가 부처님인 까닭에, 이 부처님은 어디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한계를 짓고 육체라는 한계 속에 갇혀 있는 그런 여래가 아닙니다.

시간에 막힘없이, 영원한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일체처에 영원히, 진리로서 충만하신 부처님, 가장 가까운, 가장 친절한, 참으로 간절히 친한 사람이 누구냐 물으면 부처님입니다. 나라고 하는 생명을 떼어놓고 따로 부처님이 계시고 나에게 맞는 범부로서 따로 남겨 놓았다든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부처님이 완전치 못하고 진리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 있다는 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