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고추장 맛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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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고추장 맛의 비밀
  • 관리자
  • 승인 200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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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들/전통의 맛 지키는 향적원의 한봉순, 허경화 씨

봄으로 드는 들녘. 옛 어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쥐불 자국이 선명하다. 그 거뭇한 땅 위로 싹을 튀운 새싹들이 봄빛으로 설레인다.

전라북도 순창 가는 길, 봄빛으로 무르익어 가는 들녘이 지금 한창 봄준비에 분주하다.

고추의 명산지로 순창의 연홍빛 고추장은 조선 시대 이래 진상품이었다. 너무 달거나 맵지 않고 또 짜지 않아 산뜻하고 시원하면서도 알싸한 맛으로 예로부터 유명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순창 사람이 서울에 가서 고추장을 담가보아도 순창 본고장에서 담근 고추장의 맛을 내지 못한다고 했다. 그만큼 철분이 많은 이 지방 특유의 수질과 당분이 많은 고추와 메주콩, 그리고 토양과 기온, 햇볕이 독특한 맛을 내게 하는 비결인 셈이다. 물론 고추장 담그는 시기와 방법 등 사람의 품이 들어야 하는 손맛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비법이다.

그 때문일까 요즘 서울의 아파트에서는 고추장을 담그면 곰팡이가 피어서 속상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제 고추장, 된장은 동네 슈퍼마켓의 플라스틱 통에 담긴 것들을 찾는 게 다반사다. 때문에 우리의 저녁 식탁에는 공장에서 3,4일 만에 만들어진 수입 밀가루 고추장·된장찌개며 국이 오른다. 6개월 이상을 숙성시켜야 제 맛을 내는 우리 고유의 입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새천년이라지만 구수하고 알싸한 옛맛을 그리워하는 건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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