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계의 정신의학적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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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계의 정신의학적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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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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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4

지난 호의 축생계에 이어서 아귀도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이해를 시도해 보고자 한다.

생사를 윤회하는 육도 가운데 아마 가장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 아귀도일 것이다. 바짝 마른 사지와 잔뜩 부풀어 오른 배에 비해서 길고 가느다란 목구멍을 가진 유령 같은 형상을 한 아귀들은 자신들의 갈증과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통을 감수해야만 한다. 바늘구멍같이 가늘고 좁다란 목구멍으로 과거생생 쌓아서 태산같이 커다란 욕망의 배를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육도를 정신분석학적으로 설명하는 웹스타인에 의하면 채울 수 없는 욕망의 배를 어쩌지 못해서 괴로움에 시달리는 아귀들의 모습은 지칠 줄 모르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상징한다.

즉 과거 어린시절에 부족했던 욕구들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성인이 된 지금에 와서도 이미 지나가 버리고 없는 과거의 불만족을 충족시키고자 집착하는 인간의 모습은 마치 바늘구멍같이 작은 목구멍으로 태산 같은 배를 채우려고 허우적거리는 아귀들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귀의 세계는 항상 현재의 자기조건에 만족할 줄 모르고 과거의 환상에 사로잡혀서 끝없이 욕망을 쫓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웹스타인에 의하면 아귀귀신처럼 욕망을 쫓는 많은 사람들이 심리치료의 도움을 원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치료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웹스타인에게 상담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이 사람 저 사람을 동시에 사귀면서 어느 한 사람에게도 만족을 못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일단 특별한 사이가 되어 상대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기만 하면 싫증을 내고 상대방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새로운 사람을 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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