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순례기] 8.라사(Lhasa)의 사원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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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순례기] 8.라사(Lhasa)의 사원들 1
  • 김규현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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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순례기 8

티벳 불교의 총본산, '죠캉 사원' 중앙아시아 전 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티벳 불교도의 마음의 고향인 라사의 중심은 장엄한 포타라 궁전이 아니고 오히려 죠캉 사원이라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신심 깊은 티벳인들은 이생에서의 단 하나의 소원이 있다면, 가능하다면 성지 중의 성지인 수미산을 순례하고 싶어하지만, 그곳은 너무나도 멀고 험난한 고행길이기에 대신 라사의 죠캉 사원의 참배로 대신하고자 한다.

그들의 목적은 우선 죠캉을 둘러싸고 있는 팔각가(八角街)의 환상로를 코라(kora)즉 '돌이'하는 것으로 이생에서의 죄업을 정화한 다음에 깨끗해진 몸과 마음으로 죠캉으로 들어가 영험하다는 설화가 가득한 석가불상 앞에 오체투지로 엎드리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불교왕국이었던 티벳에 본존인 석가불상은 흔치 않다. 물론 불상은 수없이 많지만 거의가 기타 불보살이거나 티벳 불교의 실존인물-불교를 전래시킨 '파드마 삼바바', 황교파의 창시자 '죵카바', 밀교성자이며 시인인 '밀라레빠', 그리고 역대 달라이 · 판첸라마 등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것 이외에도 많은 원인이 있지만 티벳인들은 특별히 죠캉 사원의 석가불상을 사랑한다.

죠캉의 건립은 티벳 왕조의 중흥조인 '송첸감포왕' 때인 639~649년 사이였다. 이때는 아직 파드마삼바바에 의한 불교의 전래 이전의 일이었다. 부족국가 형태로 드넓은 대룩에 흩어져 살던 민족을 통합하여 통일왕국을 이룩한 송첸 왕은 이웃 네팔에서 '브리쿠티(Bhrikuti)' 공주를 맞아들여 그녀의 원찰(願刹)로서 지금의 자리에 네팔이 있는 서쪽을 향해 사원을 세우고 그녀가 가지고 온 등신대의 금동 '약쇼바불(禪定佛)'을 안치하였다.

또한 그는 당과의 화친조건으로 당태종의 왕녀 '원청공주(文成)'를 맞아들여 죠캉에서 북쪽으로 길 하나 건너에 '라모체(Ramoche)'사원을 건립하여 그녀가 가지고 온 석가상을 안치하였는데, 이 불상은 인도에서 당으로 건너왔다는 설화가 얽혀 있는 영험있다고 전해지는 불상이었다. 그렇게 하여 죠캉은 '대소사(大昭寺)'라 하고 라모체는 '소소사(小昭寺)'라 지금까지 불려지고 있다.

위의 두 사원의 건립과 석가상에 대하여 국내 일부 여행기에 오류가 있기에 이를 바로 잡는다. 이는 후일 중국의 침입시에 약탈을 두려워한 티벳인들이 두 불상을 바꿔 놓은 것에서 기인한다. 분명히 죠캉은 네팔 공주에 의해 건립되었다.

1966년, 문화혁명 당시 '라모체'는 홍위병에 의해 대부분 파괴되었으나 다행히 죠캉과 석가상은 극적으로 화를 면하여 지금까지 전 티벳인들의 경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티벳인들은 죠캉이라 부르기보다 '조쿠라캉'이라 부르기를 좋아하는데, 티벳어로 '캉(kang)'은 집을 의미하기에 '라캉'은 법당을, '사캉'은 식당을 '쟈캉'은 다방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인다. 죠캉은 서쪽으로 난 정문을 중심으로 환상로를 따라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성벽 같은 인상을 주고 있는 팔각형의 2~3층의 건물이다. 환상로의 건너편은 역시 같은 높이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 가운데의 순례용의 도로를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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