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유를 찾는 탐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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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유를 찾는 탐험심
  • 관리자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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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에서 건지는 깨달음 15

수년 전에 한 불자가 나에게 책을 선사했다. 김원일 씨의 태평양 항해기였다. 그는 부산항을 출발, 일본으로 가서 배를 수리한 후 다시 태평양을 건너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까지 항해했다. 부산항에서 일본까지는 엔진과 바람을 이용했지만 일본에서부터 태평양을 항해할 때는 엔진을 떼어 내고 돛에만 의지했다.

6미터 길이의 소형 배를 타고 90여 일 간의 갖가지 위험, 공포, 고독을 이기면서 항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나는 전에도 바다를 좋아하고 자주 서해안 지역의 무인도를 방문하곤 했다. 그런데 그 책이 나를 바다에 심취하게 했다.

태평양 같은 망망대해와 그 곳의 무서운 바람과 파도를 해치는 데 목숨을 거는 탐험가들에 대해서 강한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서점에서 또다른 항해기를 찾아 읽어보기도 했다. 곽양희는 간호사로 독일 가서 현지인과 결혼했는데 그 부부는 딸과 함께 8년 여 동안 요트를 타고 세계여행을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후에는 요트에 관한 외국 잡지를 읽게 되었고 작년에는 놀라운 항해기록을 보았다. "Vendee Globe"라는 불란서 요트 항해 대회의 코스가 엄청나게 멀다는 것과 그 경기에 많은 선수들이 출전해서 중도 포기하거나 죽는 사람들로 있다는 것이었다.

항해로는 불란서에서 출발해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를 지나 남극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출항 항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96∼'97대회에서 우승자는 4만2천여 킬로미터를 항해였는데 105일 20시간 31분 23초가 걸렸다. '96년 11월 3일에 출발하여 '97년 2월 17일에 귀항했다. 혼자서 그 긴 시간 동안 무서운 바다와 싸우면서 전 코스를 완주했다는 것이 침으로 놀랍기만 했다.

우리 나라 사람으로 재미동포인 강동석이 한국일보의 후원을 받아서 2년 동안 혼자서 물길을 따라 지구를 돌아 온 일이 있었다. 그러나 두 달 전에는 안타가운 일이 벌어졌다. 발해 건국 1,300년을 기념해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으로부터 우리 나라의 남해까지 바람과 조류만을 의지하는 뗏목을 타고 항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1세기 바다 연구소장인 장철수를 비롯해서 4명이 `발해항로 학술탐사대'로 나섰는데 도중에 강한 폭풍을 만나서 일본 오키도 군도 근해에서 전원 사망하고 말았다. 사고직전에 구원요청이 있었지만 바람과 파도가 너무 강하고 암초가 많은 섬 부근이어서 구조선이나 헬리콥터가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다음 날 가보니 닻을 내린 밧줄이 끊어지고 뗏목이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블라디보스톡 극동함대는 그 뗏목대장에게 해양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는데 그 뗏목의 항해가 발해인 들의 일본 또는 한반도 남해안 왕래를 증명하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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