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순례기] 4.전설 속의 푸른 바다-靑海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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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순례기] 4.전설 속의 푸른 바다-靑海湖
  • 김규현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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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순례기

전설 가득한 청해호(靑海湖)

청장고원(靑藏)의 분수령 일월산(日月山)은 일명 `자가스타이' 즉 `물고기고개'라고 부른다. 전설에 의하면, 한해 큰 가뭄이 들어 인간이나 축생들이 굶어 죽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을 때 한 라마승이 기도를 하니 용신(龍神)이 감응하여 비가 와서 물고기떼가 하늘에서 떨어져 기근을 면했다 하여 생긴 고개이름이라 한다. 지금도 청해호에는 팔뚝만한 `황어(黃魚)' 한 종류만 서식하는 데 그때 하늘에서 떨어진 물고기의 후손이라 하니 흥미로운 일이라 하겠다.

2,181km를 달려서 도착한 청해호반의 입구 마을 `헤이마허(黑馬河)'에서 공로를 버리고 소로를 따라 호반의 초원 속으로 731km 더 달려서야 `시나이하이(石乃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새들의 천국 `조도(鳥嶋)'의 입구마을이다. 간단한 조사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조도는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날고 있어서 흰눈을 머리에 인 설산에 둘러싸인 바다 같이 넓고 푸른 호수와 대비되어 더욱 그 신비감을 더하고 있었다.

아! 청해호. 몽고어로 `푸른 바다'란 뜻의 `쿠르노르'라 불리는 이 호수는 차라리 바다였다. 면적은 3,635㎡, 둘레가 구백 리. 해발 3,200m에 위치하기에 고원의 바다라는 것이 더 합당하다. 우리나라 웬만한 도 만한 면적이다.

까마득한 옛날 티벳고원은 바다 속이었다고 한다. 천지개벽에 의해 오히려 지구의 지붕이 되었는데 그 때 청해호 근처는 그중 낮은 분지였기에 땅이 마르고 난 후에 주위의 바닷물이 모여들어 지금의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전설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 티벳의 수도 `라사(拉莎)'와 이곳 황어(黃魚)에 얽힌 전설 하나 소개 안 할 수 없다. 특히 물고기 운운은 필자의 '화두`이기에 더욱 .

`라사'는 원래 `오탄호'라는 호수였는데 티벳을 통일 대제국으로 건설한 `송찬캄포 왕'이 야크로 하여금 호수를 흙으로 메우고 도시를 건설하였다. 당시의 이야기다. 공사 중에 지반의 붕괴에 따라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자 왕은 사방으로 사람을 보내 성자를 찾아 원인을 알아내도록 하였다. 동방으로 떠난 사자가 소득없이 떠돌다 당시는 호수가 아닌 분지였던 청해호 부근에서 한 예언자를 만나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라사 지반 밑에 큰 수맥이 있는데 용신의 도움을 얻어 수맥을 이동시키고 그곳에 사원을 지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라마승이 돌아와 왕께 고하자 왕은 제물을 바쳐 용신에게 빌었는데 그날 밤부터 땅 속에서 폭음과 함께 지하수맥이 이동을 시작하고 라사는 가라앉아 분지가 되었고 그곳에 조캉 사원을 짓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맥은 청해분지에서 분출하여 큰 호수가 되었다. 그때 성자가 나타나 커다란 돌로 구멍을 막아 더이상의 물바다가 되는 것을 막았다 한다. 지금 청해호 가운데 있는 섬 해심산(海心山)이 그 때의 돌이었고 그때의 수맥이 이동한 동굴이 지금도 조캉 사원의 우물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때 물고기도 함께 이동하였는데 원래 용신의 먹이였기에 비늘이 없어도 이곳 사람들은 `라사어' 또는 `황어'라 부르고 있다. 그렇기에 장족들은 지금도 `라사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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