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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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야기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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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동생과 나, 바로 위 언니, 그리고 개나리꽃에 얼굴이 가리운 사람이 예쁜 우리올케다. 8남매나 되었던 우리 가족은 대가족을 이루어 살았고, 항상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주말이면 늘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들이를 가곤했다. 조금 멀긴 했지만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었던 창경궁에서 벚꽃놀이를 하며 동물들도 구경하고 놀이기구도 타며 즐거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일본 식민 정책의 잔재로 창경궁을 창경원이라 불렀고, 동물원과 놀이시설이 그 안에 있었다.) 그리고 여름이면 뚝섬에 가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잊기도 했고, 천호동 약수터에서 사이다맛처럼 싸-아하게 느껴졌던 약수를 마시고 함께 못 간 가족들을 위해 한병에 10원 정도했던 약수를 담아왔던 기억도 생생하다. 벌써 30년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요즈음은 도대체 무엇이 그리 바쁜지 가족끼리 마주할 시간조차 없다. 그리고 마땅히 나들이할 공간도 줄어들었다. 교통혼잡까지를 생각하면 도저히 웬만한 나들이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편리해지고 좋아진 것들은 많아진 것 같은데 예전만큼 행복하지 않은 것은 나이탓인가 세월탓인가. 아! 옛날이여, 사진 뒤에는 필체로 봐서 둘째 오빠가 쓴 듯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 세상은 좋다, 우리 형제의 정은 언제나 변함이 없어 험악한 세상도 굳세게 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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