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형제들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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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형제들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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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부산지부

어느 동네에 형과 아우가 있었다. 형네는 잘 살고 동생네는 급속하게 형편이 어려워져 굶 기를 매일반하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형제의 사이는 좋지 못했다. 어느 형제가 볏단을 한밤 중에 몰래 형네 집과 아우네 집으로 져나르다 새벽이 다 되었다던 우리네 흐뭇한 옛이 이야기는 다른 나라 이야기로만 들렸다. 또 한편에서는 요즘 우리 사회의 이기적인 모습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하다.

이야기를 계속하면 동생은 자존심인지 뭣 때문인지 형에데 도와달라고 얘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웃에선 지켜보는 게 딱하기만 하다. 도와주자는 말들이 오간다. 아니 옆집에서 초 상치르는 게 그들로서도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잘 사는 형이 있는데 왜 굳이 우리가 도와야 하느냑고 떠들어 댄다. 그래서 형에게 돕는 게 당연한 도리가 아니냐고 빈정 대고 윽박질러댄다. 하지만 형은 내내 못들은 체 하며 돕자는 자식들의 말까지 가로막는다. 형과 아우의 원한이 대단했나 보다. 형은 이웃의 따가운 눈초리에 마지못해 몇 푼 집어주고 는 동생네에게 손이 발이 될 때까지 잘못을 뉘우치고 싹싹 빌라고 말한다. 말 잘 들으면 배 고픔쯤은 면하게 해주겠노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차마 형제애라고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노릇이다.

이웃에게 손벌리는 동생네의 자존심이며 형에 대한 적개심이 너무하고 '거봐라, 좀더 두고 보자 제깟놈이!' 하는 형의 몰인정도 너무한다.

굶주리는 건 동생네 식구들이고 그러다가 동생네에 줄초상이라도 나면, 동생네가 남의 집 을 넘다 사고라도 나면 이 다음 그 원한을 어떻게 다 갚을 셈인지. 갑갑하기 그지 없는 것 은 왜일까. 그리고 만약 그런 상황이 우리에게, 내 형제간에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가 먼저 그리고 왜 따뜻한 손 내밀어야 하는 것일까. 요즘 남과 북의 상황이 꼭 이렇다고 한다.

학국불교학생회 부산지부 이야기를 해야 할 자리에서 왜 이런 엉뚱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 었는지….

그것은 아마도 '지금 상황'을 간곡히 전해달라던 한국불교학생회 부산지부 박진현 지부장 의 말이 떠올라서였나보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부산지부가 북한동포 돕기에 발벗고 나선 것은 지난 겨울 선재수련 후의 일이다. 지금까지 1,500여 만원의 돈을 모아 북한동포를 돕는데 함께 했다 하니 그 의 미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고영삼, 이하 대불련)는 지난 1963년 탄생했다. 50년대부터 줄 곧 일었던 정화운동으로 포교 자체가 뒷전에 맴돌던 때에 대학생·청소년 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한 큰스님, 학자, 그리고 각 학교별로 자생적으로 모여 법회를 보고 있던 불교학생회가 주축이 되었던 것이다. 이후 대불련은 '젊은 지성인 불자 양성을 위한 포교'는 물론이려니와 이와 관련된 민족정기회복, 전통문화 계승을 밑바탕에 깔고 불교운동에 선도적인 역할을 담 당해 왔다.

기복적인 불교에서 벗어나 개인 신심을 사회화시킬 수 있고 사회의 부조리들을 해결할 수 있는 지성적인 불교, 민중불교운동으로 최근까지 그 큰 맥을 이루어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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