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길·성불의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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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길·성불의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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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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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덕 칼럼

동안거 해제 전 자자회에서 여기 대자암 문정영 큰스님께서는 회중 각 사람마다 일일이 참 선상의 문제에 대하여 가르침을 주신 끝에 스님께서 겪으셨던 6·25전쟁 때의 회고담을 해 주셨다.

강화도 보문사에서 난리를 만나 스님들 열한 명이 배를 타고 인천으로 빠져나와 남하하려 했으나 6월 28일에는 이미 수원에 인민군이 들어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안으로 나가서 간 신히 마지막 한 척 남은 배를 구하여 타고 당진에 상륙, 천신만고로 해인사까지 당도했었다 한다.

해인사에 가면 신변의 안전을 얻으리라는 믿음으로 끝까지 버티어 도착은 하였으나 전쟁 중 목숨의 위험과 어려움은 산중의 절에도 예외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해인사 강원의 스님들 은 한꺼번에 몇십 명 군대에 동원되어 나가서 하루밖에 군사훈련을 받지 못한 채로 다음날 로 낙동강 전선에 동원되어 한 사람도 생존자가 없었을 정도로 가혹한 전쟁의 참화를 입었 다 한다. 그래도 살아남은 스님들은 약간의 양식을 얻어 가야산으로 피신하여 생식을 하거 나 그야말로 초근목피로 연명을 했던 분들이었다고 한다.

나는 내가 겪은 6·25를 회상하며 스님의 나이를 짚어보았다. 스님은 나보다 3∼4세 아래. 나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왜 스님은 지금 6·25전쟁 때를 회상하시는 것일까 그 마음 언 저리를 헤아려 본다.

스님 말씀의 결론은 이제 머지않아 20세기가 끝나는 이 시점인데 동서양의 예언자들이 이때 에 지구에는 큰 변동이 일어난다 하였고, 성인이 반드시 동방에서 출현한다고 하였으니 우 리 모두 성불의 길을 열심히 닦아나가서 새 시대를 맞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결론 말씀을 주 셨다.

역사의 변동기를 맞으면 사람들은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예감에 가슴 설레임을 느끼 는가보다. 그 예감은 대개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기원(祈願) 같은 것과 결부되 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예감(기대)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는 어떤 돌발적인 사태 를 맞았을 때가 아닐까.

스님은 참선하는 우리들에게 자타일시 성불도(自他一時成拂道)의 시기가 온 것을 강하게 시 사해 주신 것이다. 스님은 일생 동안 수행자들의 성불을 기원하시고 도봉산 천축사(天竺寺) 의 무문관(無門關)에서부터 현재 여기 대자암의 삼매당(三昧堂)과 시방당에 이르기까지 일 심으로 참선자들을 옹호 육성하고 계신다.

왜 어떤 사태가 이런 말씀을 하실 계기가 되었을까? 사실은 나 자신도 요즘 역사에 대한 일 종의 가슴 설레임을 느끼고 있었던 참이었다. 스님의 경우에는 '성불'에 대한 예감이라면 나 의 경우는 현실적인 우리 민족·국토 통일에 대한 예감인 점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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