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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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선택
  • 관리자
  • 승인 200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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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며칠 전에 잉그리드의 남자 친구 랄프가 우리 서운사에 보시를 하겠다며 돈 1500불을 잉그리드편에 보내왔다.

나는 잉그리드의 소개로 랄프와 세 번 만난 일이 있다. 카톨릭 신부님이 되기 위해서 한때는 신학공부를 하기도 했다는 그의 첫인상은 훤칠한 키에 아주 인자하게 생긴 신사였다.

랄프가 처음 서운사를 방문했던 날 의자생활에 익숙한 그였음에도 장시간을 방바닥에 앉아서 우리는 함께 차를 마시며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는 주로 불교의 인생관과 철학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질문들을 했으며 경청하는 태도 또한 여느 사람들과는 달랐다. 다행히 카톨릭 신자였던 나의 지난 경험이 그를 이해시키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제 오래지 않아서 60을 바라보는 랄프는 평생을 일벌레처럼 일만 하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몇 년 전 두 번째 부인이 자기 곁을 떠난후에는 더욱더 일에 매달려서 하루에 15시간, 18시간씩 일에 매달려 오다가 우연히 잉그리드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그와의 대화중에 두 번째 부인이 랄프를 떠난 이유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야 할 필요를 느꼈다. 왜냐하면 잉그리드는 그동안 부처님께 좋은 배필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해오고 있는 중이었고 사람이 생길때마다 항상 나에게 먼저 인사를 시켰기 때문이다.

랄프 자신도 나에 대한 잉그리드의 신뢰감을 인식한 탓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나의 존재를 상당히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사람을 한두번 만나고 그 사람이 어떻다고 말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잉그리드는 내가 무슨 초능력이라도 있는 줄 안다. 그렇다고 굳이 나는 별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봐도 소용없는 일이다. 어차피 사람들은 나 자체의 본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아무튼 상황상 일단 만나본 이상 아무 의견없이 입다물고 있을 수는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나는 잉그리드에게 인생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지극히 기본적인 몇가지 원리를 이야기 해주었다. 우선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생의 초기 기억을 확인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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