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 스님에 앞서 명주(溟州)에 발자취를 남긴 스님이 자장(慈藏) 스님과 의상(義湘) 스님이다. 의상 스님이 관음보살을 친견하고 세웠다는 절이 양양 낙산사다.
자장 스님이 명주 지역에 머문 것은 신화라기보다 역사에 가깝다. 스님은 중국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오대산(五臺山)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했고, 신라로 돌아와서는 최고 승직인 대국통(大國統)을 역임했다. 경주 황룡사 건축을 시작했고, 통도사와 태화사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 자장 스님은 말년에 경주를 떠나 하슬라(何瑟羅)로 이동한다. 하슬라는 명주로 이름이 바뀌기 전 강릉 일대를 일컫는 고구려식 지명이다. 문수보살을 만나기 위해 여러 지역을 다니는데, 실패하면서 입적한 곳이 태백산 정암사다.
자장 스님이 하슬라에 머무른 시기는 삼국 간 전쟁이 벌어지던 시기였고, 스님이 머문 곳은 전쟁의 최전선이었다. 신라 최고의 승직에 올랐던 스님이 말년에 신라의 변방인 명주로 온 이야기, 그리고 스님이 그토록 바랐던 문수보살과의 친견을 못 이루고 태백산 골짜기 정암사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한 이야기는 조금은 비극적이다. 그렇기에 대관령과 강릉 일대에 자장 스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지 모른다. 오대산 월정사가 대표적이지만, 동해 바닷가 등명낙가사와 백두대간 용연사에도 자장 스님의 설화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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