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몸 훈훈하게 데워줄

어제 걸어온 길, 내일 걸어갈 길
한 해가 저물고 있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이라는 점에서, 새해를 앞둔 달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어떤 이는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고, 또 어떤 이는 곧 다가올 새해를 내다본다. 직장 동료, 친구, 가족들과 모여 술잔을 기울이면서 한 해의 회포를 풀기도 한다.
12월은 정말 특별한 달일까? 우리는 ‘연말’, ‘새해’가 가리키는 날에 고정불변한 본성이 있다고 보고 마지막이니 처음이니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는 편의상 붙인 말에 불과하다. 즉, 연말이라고 불러서 연말이 되고 새해라고 불러서 새해가 됐을 뿐이다. 각 단어가 가리키는 날들은 실제로 특별한 날이 아니며, 그날이 와도 우리 일상은 달라지는 것 없이 흐르던 대로 흘러간다. 12월은 긴 인생의 여정에서 한 점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2월을 우리 삶을 뒤돌아볼 성찰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서산 대사는 선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에서 “눈 내리는 벌판 한가운데를 걸을 때라도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라고 했다. ‘어제의 내’가 간 길을 뒤따라올 ‘내일의 나’를 위해서라도, 내가 지나온 발자국을 헤아리는 과정은 필요하다. 각종 송년 모임도 좋지만, 요란한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속에서도 짬을 내서 혼자만의 시간,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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