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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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심
  • 관리자
  • 승인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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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대부분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고민거리를 가지고 나를 찾아온다. 그 고민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분류해보면 우선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문제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게 두는 자신에 관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 남편, 친정, 시댁 또는 친구, 직장 동료 등 문제의 초점을 자신이 아닌 다른 대상에 두는 내용들이 다.

그런데 일차적인 관심의 초점이 자기 자신에게 있을 때, 아니면 적어도 문제의 원인을 자신 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나 해결을 향해서 훈련해 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훌륭한 자기 수행이 될 수 있으며 수행의 보람이나 진전은 곧바로 일상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고 체험된다.

또한 도움을 청한 신도나 도움을 주고자 하는 승려의 관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누가 도움을 주고 누가 도움을 받는 건지 전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서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게 된 다. 비록 외형적으로는 신도의 물질적인 보시와 승려의 법보시가 전형적이겠지만 그들의 실 질적인 관계에는 이미 측량할 수 없는 전신 발달의 역동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서 신도가 보여주는 정신적인 성장이 또한 승려의 수행과 성장을 돕는다.

내가 미국에 온 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리고 서운사에서의 시간 또한 내년 3월이면 만 3년이 된다. 은근히 설명할 수 없는 책임감 같은 것이 일어난다. 한국이라면 신도가 많아서 라는 핑계라도 가능하지만 그러기에는 서운사는 너무나 가족적이다. 굳이 그들의 설명이 없 어도 대충 그들의 생활과 마음상태를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의 첫 만남을 모 두 기억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척 발전했다. 기도의 방법도 내용도 진전되었으면 외적인 생활도 그만큼 안정되고 정신적으로는 보다 성숙해졌다. 당연히 그들의 성장과 더 불어 나 자신에게 내려지는 부처님의 가피도 때로는 과분하리만큼 크심을 느낀다.

그러나 몇몇의 사람들에게서는 아무런 변화도 느낄 수가 없다. 그들에게서는 좀처럼 내적인 진전이나 발달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한동안은 그것 때문에 마음이 힘들기도 했었다. 미워 하기도 해보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나의 부족한 인생체험과 능력에도 문제의 원인은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신앙생활을 하 는 그들의 태도에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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