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순례기] 태국 1 태국에서 만난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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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순례기] 태국 1 태국에서 만난 부처님
  • 이상원
  • 승인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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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 순례기, 불교의 나라 태국

삶을 하나의 여정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길을 나선 나그네이다. 앞서 간 사람들이 남 긴 길을 걷기도 하고, 길 없는 길을 헤쳐나가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일이다. 만남이 있고 이 별이 있다. 무명에서 시작하여 깨달음의 길까지 끈끈한 연으로 이어진 삶의 길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 길은 준비된 것도 아니고, 포장된 상품처럼 배달되는 길이 아니다. 마치 시장의 새처럼 곱게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를 누리는 데 참다운 가 치가 있겠다. 나 이외의 이웃을 만나면서, 세계에 눈을 뜨고 우주로 향한 상상의 나래를 펼 쳐 볼 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귀동냥한 정보로 작은 내 나라를 벗어나서 머나먼 이국의 땅에 닿았을 때, 벅찬 감동에 앞 서 두려움과 착잡한 심정이 앞섰다. 8년 전 처음 발을 디딘 땅이 태국이었다. 일년 내내 찌 는 듯한 더위가 계속되는 열대의 나라, 물의 나라, 자유의 나라 그리고 불교의 왕국이라는 단편적인 상식이 전부였다.

푸른 하늘, 투명한 산호빛 바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이라는 포장된 광고문을 먼저 떠올리 는 나라이다. 이왕 내친걸음이라면, 구경거리를 찾아다니기 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살 아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신앙심을 일깨우는 체험을 통하여 생활의 활력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상식적(?) 표현을 좋 아했던 까닭이다. 단시일에 태국을 이해하기란 힘들다는 생각이 우리와 공통점이 있는 부분 부터 이해 하기로 마음 먹었다.

태국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는 달리 역사상 남의 나라에 주권을 빼앗긴 적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국민들은 강한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는 나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오만하기보다는 오 히려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그것은 태국의 역사가 태동할 때부터 태국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절대적 영향을 미쳐온 불교의 가르침에 기인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태국은 불교의 나라이다. 우리 나라도 불교로 통치이념을 정립한 역사가 있다. 그 러나 태국의 불교는 테라바다 즉 상좌부 불교라 칭한다. 이는 대승불교에 견주어 소승불교 라하여 자신의 해탈만을 위해 수행하는 이기적 불교라는 편견 외에는 소승불교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없었다. 지극히 피상적인 불교를 접해온 나로서는 이 점에 많은 의구심과 호기심 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득한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짙은 오렌지 빛으로 불들 때, 항공기가 빠져드는 듯이 내려앉았다.

합장한 채 작별인사를 하는 태국인 스튜어디스의 모습에서, 태국 에 대한 첫인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드시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인사 하는 태국인들, 그것은 대자대비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행하며 받드는 공경의 예가 아 니던가. 기껏해야 절에 가면 아는 얼굴들만 골라 합장하는 자세에 비하면 그들은 삶을 즐기 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 보인다. 낯선 사람을 만나도 빙긋이 웃어 주는 그들의 미소는 보살 의 마음을 닦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이다. 그래서 하나 더 알게 된 사실은 태국을 '미소 의 나라'라고도 한다는 별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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