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다르마] 그건 나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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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다르마] 그건 나 바로 나
  • 유정길
  • 승인 2020.11.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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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배달음식이 더 많아졌다. 배달음식은 이동의 안전과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포장을 한다. 맛있게 먹은 뒤 버려진 포장지들은 분리수거하고,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는 태워지거나 어디론가 멀리 보내 폐기된다. 아마 도시와 좀 떨어진 농촌 변두리 어디쯤 있는 매립지이거나 전국에 약 300여 곳이나 되는 불법매립지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필리핀이나 동남아시아 등 가난한 나라에 돈을 주고 처리한다. 

쓰레기 매립지를 가보면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모기와 파리, 벌레가 들끓고 악취가 풍기며 썩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자주 화재가 발생한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일단 내 집, 내 동네가 깨끗해졌으니…. 매립지가 있는 가난한 나라야 어쩔 수 없고, 시골이야 몇 명 살지도 않으니….’ 

 

| 쓰레기 섬? ‘누군가 치우겠지…’

우리가 버리는 그 많은 음식물쓰레기는 퇴비로 만들고 사료로 만들지만, 매립에도 한계가 있어 각종 오·폐수 찌꺼기와 함께 바다에 버려왔다. 특히 대지진과 온갖 해양사고로 부서진 집과 물건, 플라스틱 등이 해류와 함께 바다를 떠다니다가 인공 섬을 만들기도 했다. 지금 전 세계 5곳에 존재하는 프랑스 영토 크기의 거대한 쓰레기 섬이다. 하와이와 미국 사이에 있는 쓰레기 섬은 한반도의 14배나 되는 규모다. 이미 세계는 1996년 런던협약에서 쓰레기 해양투기를 금지했지만, 우리나라는 2009년까지 부산과 포항 그리고 군산 앞바다에 쓰레기를 버렸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화학물질 해양 투기로 물고기와 바닷속 생명이 죽고, 페트병이나 비닐 쓰레기로 거북이와 새들이 죽지만…. 그렇게 큰 바다에서 극히 일부분이니 스스로 정화하거나 인근 나라에서 알아서 하겠지.’ 

장마로 많은 비가 오면 누군가에겐 중요한 시기다. 공장에서 배출한 각종 화학물질이나 폐기물을 이때 강물에 버려야 표시도 안 나고 발각도 안 된다. 폭우는 먹거리로 길러지는 가축들의 똥과 오줌 등 축산 폐기물을 버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때 버리지 못하면 폐기물 처리비와 정화비 탓에 생산비가 올라서 이윤 내기가 어렵다. 

‘식수가 오염되고 강물 속 물고기가 죽으면 어떤가, 내 돈 버는 게 중요한데. 그런 것 다 챙기면 어떻게 경쟁에서 살아남으라고….’

우리가 쓰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이제 40년 정도의 매장량밖에 남지 않았다. 석탄은 230년만 사용하면 고갈된다. 태양이 46억 년 동안 지구에 축적한 에너지를 인류가 불과 200여 년간 소비한 결과다. 엄청난 에너지 소비로 필요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대기가 오염됐고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게다가 일부 잘사는 나라들이 화석연료를 독점 사용하고 있다. 미래세대가 쓸 에너지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미래세대는 우리가 편하게 쓰고 버린 에너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느라 온갖 고생을 할 것이다. 

‘미래세대는 자기들이 기술개발을 해서 알아서 하겠지….’ 

 

| 너에게 전가한 환경피해 과보

환경경제학자들이 이를 외부효과(externality)라고 부른다. 자신의 행동에 따른 과보를 자신이 아닌 가난한 사람, 약한 생물, 미래세대에게 전가해 그들이 대신 부담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제작비를 줄여야 한다. 비싼 오염저감장치 대신 불법적인 오·폐수 방류를 택한다면 수질오염을 일으켜 생명을 죽이는 한편 물 정화에 필요한 엄청난 세금을 발생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멈추지 않는다면 부담은 고스란히 미래세대가 짊어진다. 우리가 누리는 화석연료의 편익은 뭇 생명의 죽음과 미래세대가 부담하는 대가로 누리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이익은 내가 누리고 피해와 비용은 다른 누군가 지불한다”는 환경오염의 외부화다.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나만 안전하면, 우리만 편하면 되지”라는 생각은 결국 남의 안녕은 나의 안녕과 근본적으로 무관하다는 ‘분리된 자아’에서 비롯된 사고다. 부처님의 연기적 깨달음 차원에서 본다면 이웃과 주변 사람, 수많은 생명이 곧 나를 만드는 ‘확장된 자아’다. 과보를 스스로 책임지는 게 중요하다. 오염자 부담의 원칙, 수혜자 부담의 원칙, 배출권거래제도 등 환경정책은 바로 그 과보를 스스로 책임지라는 노력이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이자 녹색불교연구소 소장이다. 정토회 에코붓다 이사, 귀농운동본부 귀농정책연구소 소장, 국민농업포럼 공동대표, 환경운동연합, 한살림, 아름다운 재단등에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조계종 환경위원, 백년대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과거 한국 JTS 아프가니스탄 카불지원 팀장을 지내는 등, 환경, 생명평화, 개발구호, 남북평화, 공동체운동과 협동조합, 마을만들기 등 대안 사회운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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