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즉착(開口卽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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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즉착(開口卽錯)
  • 관리자
  • 승인 2007.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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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그늘, 향곡(香谷)스님

얼마 전 서경보 스님께서 세수(世壽) 83세로 입적하셨는데 스님이 평생 쓰신 책이 물경 1천 42권에 이른다고 하는 신문보도를 읽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많은 책을 저술하 려면 20세부터 써도 83세까지는 1년에 15권을 넘게 써야 하고 한달에 한 권 이상을 써야 한 다.

신문의 그러한 보도를 보면서 벌어진 입이 닫히지 않았다. 나로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다작(多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욱 감탄한 것은 그 많은 책의 소재를 어디에서 얻을 수 있었는지 도저히 상상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1천 권의 책이면 1천가지 소재가 있어야 한다. 보통사람은 한평생 남에게 들려줄 이야기거리가 몇 가지나 될까 생각하면 스님의 왕 성한 정신활동에 경외(敬畏)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옛 선사들은 평생을 하나의 화두(話頭)를 가지고 살고 하나의 공안(公案)만을 참구하면서 지낸 이가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선사(禪師)들은 하나의 화두, 하나의 공안도 끝내는 버려 야 한다고 강조한다.

각설하고, 서경보 스님의 다작(多作)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다. 그 때, 청담 스님께서 앞으 로 백년이 지난 뒤에는 오늘의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스님으로 서경보 스님이 단연 일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물론 서경보 스님이 저술한 수많은 책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옛 선사 중에는 당신의 어록(語錄)을 남기는 것을 철저히 거부한 스님들이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으 로 중국 선종(禪宗)의 하나인 운문종(雲門宗)을 개창(開創)한 운문문언(雲門文偃) 선사가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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