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Do Dream), 트렌드를 디자인하라] “불교 매력 전하는 데 두려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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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림(Do Dream), 트렌드를 디자인하라] “불교 매력 전하는 데 두려움은 없다”
  • 허진
  • 승인 2020.02.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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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크리에이터 3인 3색
이 구역 네이밍 천재 | ‘아이고절런(IGO절RUN)’ 강산 나투다픽처스 대표

 

사찰여행 알리고파 시작한 ‘아이고절런 (IGO절RUN)’

불교 유튜버 강산 나투다픽처스 대표는 성인이 되기까지 불교와 크게 연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처음 불교를 접한 건 군대에서다. 군 생활에 지쳐갈 무렵 강 대표는 맛있는 걸 준다는 선임의 솔깃한 말 한마디에 군법당에 가게 됐다. 108배 수행은 힘들었지만 불교에 대해 ‘지친 마음 쉴 수 있는 편안함’을 느꼈다. 법당에서 우연히 읽게 된책 『시코쿠를 걷다』에서 일본 한 지역의 사찰들을 연계시켜 둘레길처럼 만들어놓은 걸 보고 언젠가 한국 사찰도 이렇게 순례하듯 돌아보고자 마음먹었다. 전역 후 본격적으로 사찰 여행을 떠나려고 했지만 언제 어느 사찰을 방문해야 하는 지, 가서 뭘 봐야 하는지 막막했다.

“그런데 이런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막상 사찰에 가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사찰에 가기까지가 어려웠던 거지요. 마치 제가 겪은 것처럼, 불교가 너무 생소해서 사찰을 단순히 방문 하는 것조차 꺼려지는 사람들에게 사찰여행의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도 사찰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 사찰을 여행지로 알리려는 목적으로 유튜 브에 올리기 시작한 사찰여행 영상이 ‘아이고절런 (IGO절RUN) ’ 시리즈이고, 이는 지금까지 3년간강 대표가 쌓아온 수많은 불교 콘텐츠의 시작점이 됐다.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지만 두려움 없어

처음엔 아무런 준비 없이 카메라만 들고 무작정 사찰을 찾았다. 사찰은 문화재가 있어 공문 없이는 촬영이 불가하다는 말을 듣고 소득 없이 집에 돌아온 강 대표는 바로 조계종 문화부에 전화를 걸어 협조를 구했다. 조계종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건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후였다.

이후 강 대표는 사찰 촬영 허가를 받거나 스님을 섭외하는 데 조계종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있었다. 그렇게 애써 만든 첫 영상이지만 반응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강 대표가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에는 지금처럼 유튜브 소비 연령 폭이 넓지 않았고 불교계 유튜브 생태계도 확립되기 전이었다. 돌파구는 적극적인 자기 PR이었다. 영상을 하나 올릴 때마다 당시 불자들이 주로 활동했던 다음 카페, 네이버 밴드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어가 짤막한 자기소개와 함께 유튜브 영상 홍보글을 올려 불자들의 유튜브 유입을 유도했다.

영상에 섭외하고 싶은 스님이나 명사가 있으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SNS 등을 통해 접촉, 섭외를 진행해 성사시켰다. 얼마 전 업로드한 영상 ‘불로 잡생 (불로JOB생) ’에 출연한 원제 스님 역시 강 대표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었다고 한다. 불교계 인맥 이나 지원 없이 ‘맨땅에 헤딩’하듯 불교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적극적인 행보에서 강 대표의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이 느껴졌다.
“제가 마음먹은 걸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에 있어 주저함이나 두려움은 없습니다. 저는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는 생각을 하고 살아요. 물론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먹으면 그걸 실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합니다.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면 상황을 원망하거나 자책하기보다 얼른 제가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는 거지요.”

청년도, 비 (非) 불자도 즐길 수 있는 불교 콘텐츠

일반적인 불교 콘텐츠의 주 소비층이 50·60대인데 반해 강 대표의 영상을 보는 사람은 30·40대가 가장 많다. 젊은 사람들이 원하는 포맷에 맞춰 영상을 만든 것이 소비 연령층을 낮춘 비법이 다. 불자뿐 아니라 불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포섭 하기 위해 이미 대중성이 검증된 인기 유튜버의 콘텐츠를 불교 내용에 맞춰 패러디하기도 한다.

강 대표가 최근에 올린 영상 중 ‘108배를 하면 살이 빠질까?’는 인기 유튜버 진용진 씨의 ‘그것을 알려드림’ 영상의 포맷을 차용한 것이다. ‘그것을 알려드림’은 사소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할 법한 질문을 던지고 직접 검증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는 형식의 영상이다. 강 대표는 불교 대표 수행법인 108배에 대해 젊은 사람들이 가질 법한 사소한 궁금증, ‘108배는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을까’에 착안했다. 강 대표는 직접 108배를한 후 108배 전후 체중 변화 여부를 영상으로 보여줬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108배 영상에 달린 ‘다음 영상에선 삼천배를 하면 살이 빠지는지 검증해달라’는 한 구독자의 농담 섞인 댓글에 강 대표는 ‘삼천배를 하면 제 수명도 빠질 거 같다’는 유쾌한 농담으로 응수했다며 웃는다.

꾸준히 ‘불교 유튜브’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라는 마음가짐으로 즐기면서 하고 있지만 불교 유튜브를 시작한 것을 후회할 때도 있다. 수익 없이 기획, 촬영, 편집 모두 혼자 맡아 밤을 새워가며 꾸준히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 불교 콘텐츠 특성상 파급력이 적어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다. 불교가 아닌 다른 콘텐츠로 승부하면 더 빠르게 유튜브 채널을 성장시킬 자신도 있다. 그런데도 불교 콘텐츠를 고집하는 이유는 불교 콘텐츠 불모지인 유튜브에 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고 여러 한계에도 지금 까지 꾸준히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공모전 수상이나 방송 출연 기회를 줌으로써 강 대표 행보를 지지하고 도와주려는 불교계 움직임들 역시 콘텐츠를 만드는 원동 력이 된다. (강 대표는 작년 12월 불교방송 제4회 영상공모전 산따라 물따라 시상식에서 ‘세상을 조금 더 가볍게 하는 사찰여행 feat.여주 신륵사’로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유튜브 영상에 달린 응원 댓글도 영상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된다.
“유튜브 하면서 가장 재밌는 게 댓글이 읽는 거예요. 응원 댓글도, 비판 댓글도 모두 좋으니 댓글이 많이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불교와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강 대표는 사찰여행프로젝트 ‘아이고절런 (IGO절 RUN) ’을 시작으로 사찰여행을 함께 가는 ‘위고 절런 (WEGO절RUN) ’, 불교를 알려주는 ‘나발나발
(NABALNABAL) ’, 불교문화를 대신 체험해주는 ‘불교 어렵지 않아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다. ‘나발나발’에서는 사찰에서 만나는 ‘사천왕’ 이나 불보살의 손 모양인 ‘수인’에 대해 소개하는 짧지만 유익한 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난히 튀는 콘텐츠들도 있다. ‘사찰음식 먹방’ ‘할로윈 부처님 분장’ 등의 영상들이 그렇다. ‘먹방’이나 분장 메이크업’은 유튜브에서 보편적으로 소비 되는 아주 대중적인 포맷이다. 하지만 이런 포맷이 불교 내용을 다루는 콘텐츠에 어울리지 않는 다는 이야기가 있을 법했다. 불교 내용을 가볍게 다루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은 없었을까?

“아직 스님이나 불자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의외로 연령대 높으신 불자님들이 제가 이런저런 색다른 시도 하는 걸 좋아하세요. 젊은 사람이 불교를 좋아해 줘서 고맙 다고 말씀해주시고요.”
불교에 대해 잘 모른 채 오직 사찰과 불교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유튜브지만 구독자가 꽤 늘고 영상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뒤늦게나마 불교 공부를 시작했다고 강 대표는 말한다. 지금은 불교 독서 모임 ‘붓다클래스’에 매달 나가며 불교 공부도 꾸준히 하고 콘텐츠 아이디어도 얻고 있다.

“불교와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면서 제가 하고 싶은 재밌는 것들을 모두 시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안녕 불교’라는 뮤직비디오도 만들었 는데, 저도 만들면서 재미있었고 반응도 좋았어 요. 불교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은 처음에 반응이 없다고 너무 실망하지 마시란 거에요. 제가 처음 불교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불자들의 반응이나 홍보 지원이 생각 보다 없어서 아쉬웠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생력을 키우다 보면 보람을 느낄 때가 반드시 옵니다. 또 스님들이 섭외에 비교적 쉽게 응해주는등 일반 방송사와 같은 매체가 아닌 개인 유튜버 로서 누릴 수 있는 이점도 있고요. 제가 지금보다더 성장해서 새롭게 불교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을 많이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싶습니다.”

글.허진 사진.유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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