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참여하는 불교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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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참여하는 불교인의 자세
  • 관리자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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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4월하면 계절적으로나 또는 우리나라 역사적으로나 종단 적으로 보아도 다소 들뜨고 깨닫고 반성하는 시기이다.

백양사는 금년 동안거가 끝나고 해제가 되어 정진 대중을 보내고 또 받고 총림설치 문제로 종단정치(?)를 하느라 무척 바쁜 3월 초순인데 글 한 편을 부탁 받았다. 근래에 글 쓰는 일에는 일체 손을 멈춘 지가 오래되어서 거절하려 했으나,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귀한 한 표를 바르게 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 팽배한 속에 불교도가 주권을 올바로 행사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을 써 달라는 간절한 청탁에 펜을 들게 되었다.

이제 내 나이도 이순을 지났고 지난 날 사회 현실참여 활동을 오래 하다보니 사람들의 오해도 많이 받았던 터라서 내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수행에 열심이고 싶었고, 맡은 바 직책에 충실하고 싶어서 밖으로 나아가 사회적인 일을 보거나 사회 비판적인 글을 쓰는 일에는 자중자애하려는데 세상은 나를 그렇게 놓아두지 않는다.

설령 글을 쓴다 해도 세상의 무상함과 인생의 무아함을 몸으로 보여주면서 신심과 정진으로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나, 열심히 정진하면서 터득한 자기 체험을 들어서 모든 사람들이 현실적인 자기 삶의 문제 속에 여러 가지로 스며들게 하여 직접 보탬이 되는 내용의 글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특히 청년 학생과 양심세력 단체들의 요구는 내가 아니라도 종단 일이나 본사주지 등 종무행정적인 일은 할 사람이 많으니 나는 과거에 하던 사회참여의 길을 그대로 갔으면 하는 강한 바람이 실제로 강요되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청 강연이니 원고 청탁이 그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해달라는 요구가 대부분이다. 사실은 그냥 불교법문을 해 달라는 게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인데 말이다.

뿐만 아니라 본사주지가 되더니 변질되어 활동을 멈췄다거나 주지직을 맡아 가더니 조용해지더라는 말들을 하니 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활동한 모든 모습들은 수행의 연장선상에서 행동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수행승 본연의 자세에서 자유 자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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