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멸망(百濟滅亡)
상태바
백제멸망(百濟滅亡)
  • 관리자
  • 승인 2007.09.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소설, 원효성사

"일선이 궁금하와 직접 다녀올까 하옵니다."

"여기 일은 어찌하고 일선으로 가시려오?"

"왜국과 탐라국의 두려움이 없어진 이상 서라벌은 안심하여도 좋을 것이므로 떠나려 하옵니다."

"태사께서 안 계셔도 어린 태자가 백관을 거느리고 정사를 살필 수 있을까요?"

"태자는 어린 나이가 아니옵니다. 염려 마십시오."

마침 지조 공주가 아들을 데리고 모후(母后)에게 문안을 왔다.

"어마마마 무양하시오?"

"오냐, 요즈음 뜸 하더니 어인 일이냐?"

"형부 안녕하시옵니까?"

지조 공주는 원효를 늘 형부라 불렀다. 원효가 나라의 스승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일부러 형부라 부르는 것이다.

"오! 대각간 마님 편안하셨소?"

원효는 지조 공주의 어리광을 언제나 선의로 받아들였다.

"형부, 어이 갑옷을 입으셨어요?"

"젊디 젊은 마님께서 혹시 과부가 되실까 저어하여 내가 유신 장군을 도와 드리러 갈까 하는 중이오."

"소녀 과부 되는 것은 염려 마시고 언니 독수공방이나 시키지 마셔요. 호호호."

"허허-."

원효와 지조 공주는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리고 왕후도 빙그레 웃음을 머금는다. 이때 요석 공주가 들어오다가 이 광경에 접하고 뜨락에 가만히 서서 미소를 보낸다.

"언니, 오셨거든 어서 이리로 오셔요."

지조 공주의 말을 따라 왕후와 원효의 시선은 일제히 뜨락으로 쏠린다.

요석은 왕후 가까이 다가와서 문안을 드린다.

"밤사이 안녕하세요."

"어서 올라 오너라."

"언니, 언니는 아우집에 놀러 나오시면 안 되어요?"

"왜? …이제 차차 가지."

지조는 원효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형부가 놓아 주시지 않으니 못 나오는 거지요?"

"그럼 그렇잖구. 성불을 내생으로 미루고 사랑하는 터에 잠시인들 헤어져서야 되리오."

"형부는 욕심쟁이셔요."

"욕심치고는 성불하겠다는 욕심보다 더 큰 욕심은 없지요."

원효는 웃으며 일어섰다.

"형부께서 정말 일선에 나가셔요?"

"일선에 가오."

"싸움이 불리한가요?"

"궁금해서 가보려는 거요. 대각간 유신 장군께서 진두지휘 하시는데 패할리야 있겠소? 너무 조급히 생각 말고 부처님께 절이나 많이 하고 염불 많이 하시오."

"새벽마다 황룡사에 가서 천 배 드리고 오는 걸요."

"아무렴 그래야지요. 삼국통일의 대과업은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오. 오로지 불보살의 가호하심으로 성취되는 것이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