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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마음] 삶이라는 여행낭비없이 정진하는 일상이야말로 여행이다

젊은 시절엔 시간이 많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참 많은 시간들을 낭비하며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어느 드라마 제목처럼 ‘이번 생은 처음이라’ 그때는 낭비였다는 것조차 몰랐다.

다음 생을 산다면 낭비하지 않고 더 잘 살 수 있을까? 일단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사람들과 모여 귀한 시간을 축내는 일은 훨씬 덜 할 것 같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믿었던 삶의 가치관들이 많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결혼도 출산도 낭비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는 세상이 오지는 않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자기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자만이 붓다를 닮은 존재임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도대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읽은 적이 몇 번이나 되었던가? 운이 좋은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신에 관해 여전히 모르는 채 일생을 보낸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들렸던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말도, 돈 주고 살 수 없는 시간을 죽이기까지 하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지루함 속에서 죽여 버린 시간들과 어쩔 수 없이 흘려보낸 시간들 중 어느 쪽이 더 아까울까? 

여행을 많이 하면서 나는 삶이 곧 여행이라는 생각을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돌아가는 날까지 하나라도 더 경험하려고 눈을 반짝이며 세상을 둘러보았던 여행의 시간들은 젊은 날 길게만 느껴졌던 이 짧은 생의 축도였다. 누구나 떠나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아 임박한다. 머리가 반백이 되어서야 이른 아침 해 뜨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낭비 없이 정진하는 일상이야말로 여행이라는 것 또한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은 이제라도 늦지 않으리라. 지금 이 순간 깨어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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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를 끝으로 ‘황주리 작가의 붓다의 마음’ 연재를 마칩니다. 그간 소소하고 따뜻한 삶의 언어로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부드럽고 다정한 붓다의 마음 이야기를 해주신 황주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황주리
작가는 평단과 미술시장에서 인정받는 몇 안 되는 화가이며, 유려한 문체로 『날씨가 너무 좋아요』, 『세월』,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언제나 흙이 묻었다』 등의 산문집과 그림 소설 『그리고 사랑은』 등을 펴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눈부신 색채로 가득 찬 그의 그림은 관람자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깁니다.  

 

황주리  bulkwang_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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