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이 본 우리 가족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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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이 본 우리 가족생활
  • 관리자
  • 승인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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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성학

5월이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강의 계획도 가족과 결혼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강의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들에게 가족에 관한 토론시간을 주곤 한다. 얼마 전 여대생들이 듣는 교실에서 각자 가족생활 중 어머니와 아버지가 부부로서 살아가는 모습과 자신들과 부모님 또는 형제 자매와의 관계에서 경험한 것과 자신들이 가족을 가진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토론을 해 보라고 하였다.

우리 반에서 토론이 진행되는 방식은 각자 성(gender)이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느낌과 경험을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서로 다른 사람의 경험과 느낌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분석해 보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대개 4∼8명의 학생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처음에는 자기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쑥스럽게 생가하다가 한 사람이 용기 있게 시작하면 차츰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토론에 열기가 붙기 시작한다. 가족 이야기에는 부모의 부부생활에 대한 따가운 비판도 들어 있고 불만과 바람같은 것도 들어 있으며 언뜻 보면 산만하고 쓸데없는 잡담을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이 잡담같은 이야기에 각자 가족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기도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여성학의 명제가 있듯이 학생이 가족 안에서 겪는 경험과 느낌은 현재 우리 가족의 모습에 대한 또 하나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동시에 가족내 딸과 어머니가 서 있는 자리를 들여다 보는데 중요한 자료의 역할을 해준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각자 내 이야기를 꺼내 놓고 상대방이 겪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 맞어. 나도 똑같이 느낀 적이 있어. 어쩌면 내 경험과 같지?'라는 식으로 조원들끼리 공감대가 생기고 공통의 문제가 떠오르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대안적인 모델로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같은 문제로 고민하면서도 함께 이야기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입을 다물고 있던 학생들은 막상 토론을 시작하면 할 말들이 어디에 그렇게 쌓여 있었는지 시간이 되어도 끝낼 줄을 모를 때가 많다.

학생들이 각가의 가족생활에 대한 서로의 느낌을 터놓고 함께 이야기 할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자기 성찰을 통하여 거리를 두고 가부장적인 가족의 이러 저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바람직한 새로운 가족문화에 대한 의식을 길러 주자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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