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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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에서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이유
  • 관리자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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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현대과학

Zenon과 나갈쥬너

지난호 「합리와 초합리」에서는 Zenon과 나갈쥬너의 '나르는 화살은 나르지 않는다'와 '가는 사람은 안 간다'의 두 명제를 소개했다. 이 두 명제는 구조적으로는 같다. 희랍과 인도에는 때때로 같은 사상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이 그 후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달랐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Zenon의 사상은 수학을 세련화 시켰고 현대 과학의 모태를 마련했다. 그리고 나갈쥬너의 『중론(中論)』은 더욱더 공(空)의 사상을 부각시켰다. 이들은 같은 명제이면서도 처음부터 그 뜻하는 바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제논의 스승인 파르메니데스(Parmenides)의 사상은 '있는 것만이 있다'라는 그의 기본 명제에 잘 나타난다. 제논은 파르메니데스의 충실한 제자였고 스승의 사상을 강조하기 위해 유명한 궤변을 생각해냈다. 파르메니데스의 사상은 '있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은 말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러기에 있는 것(존재)이 어떻게 해서 없어질 수 있는가. 또한 어떻게 해서 생길 수 있는가. 만일 생긴 것이라면 이전에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젠가 생길 것이라면 지금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생성하는 것은 없어지고 소멸하는 것도 사라진다.'

죽어야만 하는 자(인간들)가 진리라고 믿어왔던 모든 말들, 즉 '생겨난다' 또는 '없어진다' 또는 '있다' '없다' '움직인다' …등은 말뿐인 것이다. 이 내용은 요컨대 참된 실재를 구하는 것은 오직 '있지 않은 것은 있지 않으며 있는 것만이 있다. 있는 것만이 생각의 대상이 된다.'는 논리적 사고에 따라야 할 것이다.

파르메니데스는 '있지 않은 것은 없다(존재하지 않는 것은 비존재이다).'에서 출발하여 명확한 논리 하나만으로 그의 사상을 전개했다. 요컨대 희랍적인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그에게 있어서는 비어있는 공간(없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공간이 꽉 차 있다면 그 속에 있는 물건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분명히 인간의 감각에는 빈 공간도 운동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성(논리)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그것을 부정해야 한다. 인간은 감각과 이성 중 어느 쪽을 책해야 하는가를 물으면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성을 택할 것이다.

제논은 이와 같은 파르메니데스의 사상, 즉 '실재는 충전(充塡)·연속된 불생불멸인 유일한 것'이라는 사상을 철저히 고수했다. 그러기 위해서 제논이 택한 방법은 궤변(Paradox), 즉 상대의 주장에 모순을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다원적(多元的)인 사물의 존재, 운동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꼼짝할 수 없도록 공격한 것이다. '나르는 화살은 나르지 않는다'란 '나르는 화살은 정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공간의 한 점에 있을 때는 정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르고 있는 것은 어떤 순간에도 항상 한 자리를 갖고 있다. 때문에 나를 수 없다.'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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