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연(宿緣)
상태바
숙연(宿緣)
  • 관리자
  • 승인 2007.09.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의 인연 이야기

불교와의 인연이 어느 때, 어느 만큼 깊은 것인지 정확히 말할 수 있다면 한 소식을 얻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로서는 그저 막연한 가운데 기억의 단편들이 떠오를 뿐이다. 예를 들면 아주 어릴 적에 외가의 어른들이 나를 '미륵'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나는데 당시는 그 이름의 뜻도 알지 못하였다. 글쎄, 특별한 의미를 두어서라기보다는 순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는 중학생이 되어서 두어 번 미당(未堂)선생님이 잘도 노래해주신 고창 선운사를 찾아 갔던 일이 생각난다. 천둥 번개가 무섭게 치던 그 어느 여름 밤, 대중방에 누워서 대단히 큰 모기들과 실랑이를 하던 우리 사춘기소녀들. 사천왕상이나 법당의 탱화나 그밖의 장엄물들이 오히려 무섭게 보인다고 아우성치는 친구들 속에서 나는 그다지 무서운 느낌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씩 조금씩 부처님 품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던 모양인데 그때는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 고교 3년 수험생이 되었던 시기의 심리적 스트레스라는 것을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우리는 그때 인생의 모든 것을 괴로움으로 알아버린듯 하였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