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몫 내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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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몫 내 몫
  • 관리자
  • 승인 2006.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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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타 스님의 생활 속의 수행 이야기

지난달에 이어서 즉비(卽非)의 실제를 다루어볼까 했는데, 요즈음 내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것들 중에 꼭 다루어 보았으면 하는 주제가 있어서 순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이 달의 명상 제목을 ‘네 몫 내 몫’이라 해봅니다.

인간관계는 중요합니다. 인간관계는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마음공부의 차원에서 볼 때, 그 자체가 중대 마음공부 과정이기도 하며 마음공부를 위한 중대 조건이 되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과 인간관계가 나쁘다면 마음공부가 어렵다는 것을 공부인은 누구나 체험합니다.

이 부분을 쓰면서 한 자락 마음이 쓰입니다. 사람들이 ‘인간관계’라는 말을 쓸 때 불교가 매섭게 꺼리어 하는 ‘실체 의식’이 전제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불교인으로 불교의 기초철학인 연기(緣起) 사상에 익어가고, 반야경이나 금강경 등의 경전을 독송 명상하다가 보면 ‘나’다, ‘너’다, ‘무엇’이다 식의 실체의식(자아감, 실체감)이 사라지고 우주 전체가 중중(重重)으로 어우러진 한 유기체, 한 생명으로 움직이는 돈망법계라는 것이 체감됩니다.

굳이 불교 용어를 빈다면 이것은 진제(眞諦)이지요. 그러나 그러한 깨달음이 없는, 실체의식에 익어진 무수한 사람들 차원에서는 진제(眞諦) 차원의 이야기는 이해될 수 없고, 오직 세상에 존재하는 유형무형의 무수한 것들을 독립된 실체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진제 차원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이들과 어울려 교류할 때는 속제(俗諦) 차원의 표현을 빌어야 할 것입니다. 아마 역대 불조들의 한 고충이었을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도 ‘차원자재(次元自在)’라는 한 의식 차원 프로그램을 지니기 전에는 그 고충으로 번거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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