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아니, 도시락 안가지고 갔느냐?』
『왜 안가지고 가요. 또 애들이 슬쩍 했겠죠. 정말 선생님 찾아가서 얘기 좀 할까봐요. 장난도 분수지…』
아내는 몹시 불쾌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 일찍 제대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갔다가 찬밥 한술 먹어야 할 도시락마저 빼앗겼으니 축 늘어져서 들어오는 아이를 보면 안스러운 마음이리라.
『장난? 그냥 둬. 그래 장난이었지…』
나는 먼 옛날 고픈 배를 움켜쥐며 공부하던 생각이 났다. 그래도 지금 아이들은 6.25를 치른 뒤의 허기진 생활은 감히 상상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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