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욕을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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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욕을 하더라도
  • 관리자
  • 승인 2007.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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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불교강좌

 많은 경전과 법문을 통해서 불교를 알게 되고 또 많은 것을 얻어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삼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한문 경전과 대승 경전이 매우 난삽하고 부담이 되어 그 진의를 깨닫기가 어렵다. 이에, 이른바 초기 경전이라 일컫는 아함경에 있는 짤막한 세존의 법문을 통해 현실과 현대인의 갈들을 관조해 보고자 한다. 문답 형식의 게송 가운데 번개처럼 스치는 인정과 지혜가 있다.

            누가 내게 욕을 하더라도

  세존께서 슈라바스티국의 동쪽 제타동산에 머물고 계시던 때의 일입니다. 비란기카라는 욕 잘하는 브라만이 있었습니다. 친구가 머리를 깎고 세존의 제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제풀에 화가 나서 분을 참지 못해 마침내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갔습니다.

  그 때 마침 세존께서는 밖을 거닐고 계시었습니다. 그 욕쟁이는 세존의 뒤를 따라 걸으면서 갖은 비난을 다했습니다. 세존께서 거닐기를 그치시자 그 브라만이 말했습니다.

 『고타마는 이제 항복하시었습니까?』

  세존께서는 조용히 말씀하시었습니다.

 『내 한 가지 묻겠소. 그대 집에 친구나 친척들이 찾아오는 일이 있소?』

 『그렇소. 내 집에도 때때로 친구 친척들이 찾아옵니다.』

 『그렇다면 또 묻겠소. 그들에게 음식 대접을 하오?』

 『그렇소. 그들에게 음식 대접을 할 때도 있소.』

 『그렇다면, 그들이 그 음식을 받아먹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소?』

 『그들이 받지 않는다면 도로 내 것이지요.』

 『그대도 그와 같소. 여래에게 맞대놓고 추악하고 험한 말로 꾸짖고 비방했지만 끝내 내가 받지 않는다면 그 비방과 꾸짖음은 어찌 되겠소?』

 『비록 받지 않는다면 그것은 준 것이 아니오.』

 『그럼 어떤 것이 주고받는 것입니까?』

 『만일 그대가 나를 꾸짖었을 때 내가 그대에게 꾸짖음으로 갚고, 때리면 맞때려 갚고, 싸움을 걸면 싸움으로 갚을 때 주고받는 것이오. 비란기카여, 그대가 나를 꾸짖어도 나는 그대를 꾸짖어 갚지도 않고, 만약 때린다 해도 나는 맞때리지 않을 것이며, 싸움을 건다 해도 나는 맞싸우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그것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오. 그러니 그것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오. 그대가 지금 나를 꾸짖고 비방했으나 나는 그것을 받지 않을 것이오. 그러니 그것은 도로 그대의 것이오.』

 『그러나 고타마시여, 내 비방과 꾸짖음을 받지는 않더라도 화가 나셨을 것입니다.』

  하고 끝까지 굽히려 하지 않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설하시었습니다.

 성내는 마음 없이

  성냄이 있으랴.

  능히 바른 지혜로써

  해탈하였거니

  그와 같이 지혜로운 사람에게

  성냄이 있으랴.

 

  성내는 자에게

  성냄을 갚는 자

  더욱 나쁜 사람이리니

  성낸 자에게

  성냄으로 갚지 않으면

  그는 두 가지 승리를 얻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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