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구세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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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구세보살
  • 관리자
  • 승인 2007.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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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시심

 직지사의 조실 신묵화상이 입적할 때 유언으로 그 제자 유정에게 서쪽을 가리키며 일락처를 찾아가라고 하였다.

 유정이 해떨어지는 곳, 묘향산으로 서산을 찾아가게 된 것은 그로부터 3년 후 선조 8년 그가 28세 때 일이었다. 이때 유명한 일화가 있다.

 청허 스님의 암자 법왕대에 가까이 다달았을 무렵, 유정 스님은 느닷없이 작은 산새 한마리를 잡아 손 속에 쥐었다.

 큰스님을 배알하자마자

 "스님, 제 손 속에 새 한 마리가 있는데 이 새가 살았겠습니까 죽었겠습니까?"하고 물었다.

 스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일어서서 방문을 열고 한 발을 문밖으로 내어 놓더니

 "젊은이 내가 지금 밖으로 나가겠소? 안으로 들어오겠소?"하고 반문하였다.

 이런 문답은 이래도 지고 저래도 지는 이른바 쌍부법이 되는 것이다. 서산 스님이 산문에 들어온 동기가 조실부모에 있었다면 유정 스님은 여난이 그 동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기골이 장대하고 이목구비가 수려 할 뿐 아니라 일찍부터 총명하고 지혜로워 서당의 스승으로부터 그 고을 수령 방백에 이르기까지 딸 가진이는 누구나 그를 탐 안 내는 이가 없었다.

 그 때문에 본의 아니게 여화를 입어 산문에서 빈척을 당하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결국엔 본인의 결백성이 인정되었을 뿐 아니라 이것이 도리어 전화위복이 되어 풍찬노숙으로 수행을 더욱 깊이 할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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