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론에게 길을 묻다]우리의 희망, 해체와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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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론에게 길을 묻다]우리의 희망, 해체와 수립
  • 법인 스님
  • 승인 2016.01.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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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론은 유형무형의 이 세상 모든 존재와 현상은 어떤 조건들이 만나 생성되고, 운동하고, 변화하고, 소멸한다는 연기緣起의 이치를 증명하는 논서입니다. 모든 것들은 조건이 만나 이루어지고 변화하기 때문에 본래부터 ‘그것 자체’가 없다는 공空을 논증하면서 연기의 법칙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연기와 공의 이치에서 어떤 사고와 행위를 이끌어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해체’와 ‘수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체는 무엇을 의미하고 왜 해체해야 하는 것일까요?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촌장이 부처님께 여쭙습니다. “부처님! 마을 사람들이 저에게 자꾸 ‘난폭자’라고 힐난합니다. 저는 그 말을 들으면 몹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왜 사람들이 저에게 난폭자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부처님은 촌장에게 묻습니다. “그대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과도한 요구를 하는가요? 그리고 그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화를 내고 거칠게 말하는가요?” 촌장은 이렇게 답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부처님, 거칠게 욕을 하고 몸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촌장이여! 그대가 거칠게 욕하고 사람을 때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난폭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어 부처님은 촌장에게 다음과 같은 요지로 말합니다. 만약 촌장이 늘 올바른 판단을 하고 과도한 요구를 사람들에게 하지 않으면 갈등과 충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거친 언행과 폭력을 하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은 촌장에게 난폭자라는 별명을 붙이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원인과 조건으로 생긴 것은, 그 어떤 원인과 조건을 소멸했을 때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체가 조건으로 생성하고 변화하고 소멸한다는 연기와 법칙과 공성은, 바로 ‘해체’의 지향점을 담지하고 있습니다. 부연하자면 괴로움의 근원적 해소인 것입니다. 난폭자라고 하는 오명 때문에 생긴 촌장의 괴로움이 단지 마을 사람과 대화와 용서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 원인을 소멸시켜 해소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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