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 지계바라밀 찾아 삼만리
상태바
선재동자, 지계바라밀 찾아 삼만리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2.27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계바라밀구법순례행기 持戒波羅蜜求法巡禮行記

| 스님, 계란 무엇인가요?

길을 떠나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었다. “수계식 때 무엇을 받으셨나요?” “법명法名을 받았습니다.” 또 물었다. “오계를 잘 지킬 수 있겠어요?” “글쎄요…. 자신이 없네요.” 멋쩍은 웃음만 짓는다. “오늘 수계식도 마쳤고, 부처님 제자도 됐으니 우리 기념으로 술 한 잔 할까?” 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계를 지키지 않는 것인가, 지키지 못하는 것인가? 계라는 단어는 이름만 들어도 딱딱하다. 계율을 가르치는 원영 스님(조계종 교육아사리)을 찾아가 지계를 물었다.

“부처님 가르침에서 말하는 계戒는 좋은 습관을 말해요. 지계는 어려운 것이 아니에요. 좋은 습관을 지키는 것, 내 삶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야하는 도덕적인 양심을 의미해요.”

계라는 단어에는 거부감이 들었는데, ‘좋은 습관’이라니 의욕이 생긴다. 오계는 지금 시대에 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도덕적으로 당연한 이야기다. 부처님은 재가불자들에게 자비로운 마음으로 당부를 건넨다. 

“선남자, 선여인아. 불자로 살아가면서,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최소한 이것만은 꼭 지키길 바란다.”

| 나쁜 행동으로부터 멀리하라
우리는 “~하지 마라.”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강제성에 지레 겁을 먹게 된다. 하지만 오계는 ‘강제적 금지’, ‘절대적으로 하지 마라.’, ‘계를 어길 시 처벌을 받는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자랑 박사(동국대 HK연구교수)는 한역경전의 ‘不’에 해당하는 부분이 초기경전에서는 타율적인 금지 형태가 아닌, 나쁜 행위로부터 떠나고 멀리하라는 조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오계는 자신의 행동을 실질적으로 개선해나가도록, 좋은 방향으로 고쳐나갈 수 있도록 조언한 거예요. 하지만 ‘하지 말라’는 표현에서 오는 거부감이 있지요. 살다보면 벌레도 죽일 수 있고 거짓말도 할 수 있는데 하지 말라고 하니까요. 불교에서 말하는 계는 그런 것이 아니에요. 경전에도 ‘반드시 하지 마라.’라는 표현은 없습니다. 니까야를 읽어보면 그 행동으로부터 ‘떠나라pativirati’, ‘멀리하라veraman.ī’ 라고 표현해요. 나쁜 행위로부터 떠나고 멀리하라는 이야기죠.”

설명을 들으니 능히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이자랑 박사는 남방불교에서 말하는 오계를 들려줬다.

1. 저는 살아 숨 쉬는 존재들에 대한 공격을 삼가는 수행 계율을 받아 지니겠습니다.
2. 저는 주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는 것을 삼가는 수행 계율을 받아 지니겠습니다.
3. 저는 감각적 쾌락과 관련된 비행을 삼가는 수행 계율을 받아 지니겠습니다.
4. 저는 거짓된 말을 삼가는 수행 계율을 받아 지니겠습니다.
5. 저는 부주의함을 일으키는 술과 마약을 삼가는 수행계율을 받아 지니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고통에서 벗어남을 목적으로 한다. 모든 고통은 탐貪·진嗔·치痴 삼독三毒에서 비롯된다. 모든 업은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오계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신구의와 탐진치로 고통을 일으키지 말자는 것이다. 오계란 삼독으로부터 스스로 멀리 벗어나는 상세한 생활지침이자 결의가 담긴 발원문인 것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