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을 특별하게 바꿔주는 ‘다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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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을 특별하게 바꿔주는 ‘다른 눈’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11.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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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하나 바뀌면 세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생각의 방향이 바뀔 뿐이지만, 내가 마주하는 세상은 어제의 그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 된다. 긍정과 부정의 생각 차이가 가진 힘은 그토록 크다. 예술의 영역에서도 그 공식은 그대로 적용된다. 얼마간 편히 쓰다 망가지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이것이 색색깔의 설치 미술이 된다. 그 화려한 작품이 공공장소에 모여 앉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화사하게 다가가는지를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또한 재개발을 위해 철거를 앞둔 버려진 아파트도 사진가의 눈에는 아름다운 피사체다. 붓에 먹을 찍어 뻗어나간 저 한 획에는 세상만물 속에 깃든 불성佛性이 녹아있다. 세 전시의 공통점은 우리 곁의 사소함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긍정적인 눈이다. 누구나 볼 수 있다면 결코 특별하지 않았을 사소함, 그것이 한 생각 차이로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10월의 전시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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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총천연색總天然色’
플라스틱 쓰레기가 만들어낸 화려한 만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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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서울역사에 꽃들이 피었다. 낡은 벽체 위에 지난 100년의 시간이 더께처럼 들러붙어 차라리 고풍스러움을 자아내던 그 건물 곳곳에 화려하기 그지없는 만다라가 피어났다. 
전시의 주제이자 타이틀인 ‘총천연색’은 완전한 자연 그대로의 색이라는 뜻이다. 이것은 인공물질의 문명조차 실은 가장 자연스러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역설적인 의미다. 동시에 작가 특유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조형적 미감과 거기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을 표현한 수식어이기도 하다. 작가는 돌고 도는 존재를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버려지고 사라질 운명의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흔하게 재생이라고 표현하지만 일종의 재활이며, 이를 두고 최정화식 생생활활生生活活이라고 표현한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최정화 작가의 이번 프로젝트는 이전의 전시에서 그랬듯 ‘꽃’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있다.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세계이기도 한 ‘꽃’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俗)에서도 가장 찬란한 순간의 삶(聖)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소재다. 그의 설치 작품에서 연꽃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런 의도에서 비롯됐다. ‘꽃의 향연’, ‘꽃의 여가’, ‘꽃의 만다라’, ‘꽃의 뼈’ 등 최정화 작가가 구 서울역사에 피워낸 꽃들은 삼라만상 모두를 아름답게 피어난 꽃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번 전시 기간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작가의 새로운 신작들도 대거 선보여진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시각예술, 시각문화를 가운데 두고 미술, 디자인, 공예, 설치, 수집, 공공미술, 공연, 미디어, 학술 등 다양한 장르를 끌어안은 융·복합 예술 이벤트라는 것. 담아낸 것이 많으니 볼거리가 많고 즐길 거리는 더욱 다양하다. 이미 8월 초부터 최정화 작가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소쿠리를 쌓아 ‘꽃의 매일’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작품을 만들어 왔다. ‘거리의 천사들’, ‘빅이슈 코리아’, ‘쪽방상담소’와 같은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작가와의 대화, 참여 예술감독들의 전시강연, 게스트들의 공연들도 틈틈이 준비되어 있으니 전시기간 중에는 수시로 구 서울역사를 방문해 봐도 좋을 것이다.

Information
최정화 ‘총천연색’
일정 : 9월 4일~10월 19일
장소 : 문화역서울 284 전관
문의 : 02-3407-3505, 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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