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엔 땀방울 마음엔 법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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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엔 땀방울 마음엔 법망울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4.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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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옥천암 어린이·청소년법회

일요일 오전, 법당 마당이 아이들 소리로 가득 찼다.
엄마 손잡고 나들이 가듯 일주문을 들어선 아이들이 고새 어린이법당으로 쪼르르 뛰어 들어가 쪼잘쪼잘 이야기한다. “스님! 어제 뮤직뱅크 보셨어요? 에이핑크 완전 이쁘다요! 저 부처님오신날에 에이핑크춤 출래요.”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구슬땀을 흘리며 연꽃나루 법당에 들어선 풋풋한 학생들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삼배를 하곤 정좌한다. 한쪽 벽엔 라켓들과 아이들이 가져온 통기타들이 세워져 있다. 서울 홍은동 옥천암(주지 정경 스님) 어린이·청소년법회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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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계단씩 레벨업

옥천암은 일요일 법회에 다니고 싶지만 어린 아이
들을 맡길 곳이 없어 나오지 못하던 신도들을 위해, 그리고 어린 아이들에게도 부처님 법문을 전하기 위해 어린이법회를 열고 있다. 부모도 마음이 놓이고, 아이들도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어린이법회는 벌써 생긴 지 10년이 지났다.
7살 꼬마부터 초등학생까지 함께 있는 어린이법당에 가보니 몇몇 아이들은 스님 곁에, 몇 명은 선생님 곁에서 재잘대고 있었다. “얘들아 법회 시작하자”란 스님의 말에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합장하곤 제법 진지하지만 어설픈 발음으로 “지~심귀명례~”하며 예불을 올렸다. 
꼬마 불자들이 정성스레 예불을 마치곤 오늘은 부처님 말씀 그릴 거라며 일사분란하게 배를 깔고 납작 엎드렸다. 『부모은중경』 사경지 ‘어머니의 열 가지 은혜’를 쓰던 아이는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는지 어제 엄마아빠와 있었던 일들을 스님께 이야기했다. 오늘 누구랑 같이 왔냐고 물으니 “엄마아빠는 어른 법회에 있고, 오빠는 언니오빠들 법회에 있어요.”라며 자기도 곧 오빠처럼 청소년법회에 갈 거라고 상기되어 말했다. 이처럼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옥천암에 오던 아이들은 크면서 자연스레 청소년법회에서 법문을 듣고, 청년법회까지 함께 인연을 맺는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부모님 따라 절에 왔는데 이제는 혼자 다녀요. 불교를 접하게 되니 조금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올해 고3이 되는데, 그래도 꾸준히 나오려고요. 내면이 성숙되는 느낌이랄까? 대학생이 돼서도, 어른이 돼서도 부처님 가르침을 쭉 느끼고 싶어요.”
쑥스러워하면서도 당차게 말하던 청소년법회 주강민(19) 학생의 얼굴은 무척이나 맑고 싱그러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돼서도 청년 법회로 꾸준히 인연을 맺는 청년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어린이법회에 보시한다. 요즘엔 청년법회의 대학생이 어린이법회 아이들에게 중국어회화를 한 달에 두 번 가르쳐주고 있다.
옥천암 청소년법회 지도법사 진상 스님은 “어린이법회 출신으로 지금 청년법회에 나오는 학생 한 명이 조만간 결혼을 한다고 찾아왔어요. 저도, 함께 했던 스님들도 전부 딸자식 시집보내는 기분이었습니다.”라며 지난 법회들을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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