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감정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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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감정노동자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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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감정노동자의 현실과 대응

최근 한 대기업 임원이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자 임원은 사퇴하고 해당 대기업은 대국민사과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감정노동자에 대한 인식에 있다. 감정노동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알아본다.

 
| 심리적 병을 안고 사는 감정노동자들

2012년 1월이었다. 55년 만의 강추위라고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있는 날이었다. 칼바람이 옷 안으로 파고드는 날씨에 몸을 움츠리며 면목동의 한 휴대폰 매장을 지나고 있었다. 그 휴대폰 매장은 사람들이 꽉 에워 둘러싸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30대로 보이는 여인이 옷을 하나씩 벗으며 젊은 직원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옷을 벗으면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직원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밀치며 거의 폭행 수준으로 ‘진상’을 떨고 있었다. 진상을 피우는 이유는 그 여자가 신용불량자여서 정상적인 휴대폰 구입이 안 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항의를 하는 것이었다. 직원은 거의 공황상태에 빠진 얼굴로 매장을 빠져 나와 도망치다시피 했다. 상대가 없어진 여자는 옷을 다시 하나씩 주워 입으면서도 계속 욕을 하고 있었다. 구경하던 사람도 황당한 상태이니 당하던 젊은 직원은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까?
얼마 전에는 한 대기업 임원이 비행기에서 진상을 부렸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옆자리에 사람이 있다고 욕설부터 하고 열두 시간 동안 기내식을 세 번 바꾸고 밥이 설었다고 복도에 기내식을 내던졌다. 급기야는 라면 때문에 잡지로 승무원의 안면을 가격하는 사태가 벌어져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아무리 승객이 진상을 부려도 승무원은 웃음과 친절로 접객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감정노동에 있다. 감정노동의 일반적인 정의는 고객을 위해서 나의 감정을 고양시키거나 억누르는 노동인데 그 정의가 다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 즉 고객의 무리한 요구와 욕설, 협박, 성희롱 등에도 웃음과 친절로 응대해야 하는 노동으로 정의해야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 잘 맞을 것이다.

“참을 인忍 자 세 번이면 도를 통한다.” 다산콜센터 텔레마케터의 모니터에 붙어 있는 글귀다. 서비스업에 근무하는 종사자 중 49%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 중 11.9%는 자살이 우려되는 심각한 고도 우울증으로 밝혀졌다. 특별한 이유 없이 공포심을 동반한 발작이 일어나는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서비스직 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또한 대인기피, 불면증 등 다양한 심리적 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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