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없이 단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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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이 단식하라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8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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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다이어트단식센터

자동차의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은 연비다. 물론, 적은 연료로 먼 거리를 달릴수록 좋은 차로 친다. 유려한 바디라인도 좋은 차의 요건 중 하나다. 현대인의 신체연비는 얼마일까? 수치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과거에 비해 점점 많이 먹고, 점점 덜 움직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단식을 통해 건강한 몸, 좀 더 정확하게는 ‘건강해 보이는 날씬한 몸’을 만들려는 사람들을 코리아다이어트단식센터에서 만났다. 그들은 굶고, 걷고, 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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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원을 찾는 사람들

빗줄기가 잠시 잦아든 여름 오후, 코리아다이어트 단식센터(이하 코리아센터)의 열린 현관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골목길 사이로 어느 집에선가 맛있는 냄새가 흘러든다. 적게는 며칠, 많게는 21일째 굶고 있는 회원(이곳에선 단식 참가자를 ‘회원’이라고 부른다)들의 식욕중추는 다행히 큰 요동 없이 잠잠했다. 방금 요가수업을 마치고 휴식 중인 회원들의 표정은 평온했다. ‘굶는 사람들’을 만나러 오면서 배 채우기가 멋쩍어 두 끼를 건너뛰고 온 기자의 배꼽시계만이 요란할 뿐.

4층 거실에서는 한 회원이 입소 21일 만의 첫 밥상을 앞에 두고 있었다. 보식(단식 후 회복기 식사)으로 흰죽, 된장국, 수박이 나왔는데 그녀는 수박만을 선택하고 상을 물린다. 일주일도 아니고 3주씩이나 굶은 그녀, 마치 한 끼도 굶지 않은 듯 너무나 쌩쌩하다. 20세의 대학생인 그녀가 21일 동안 감량한 몸무게는 약 10kg. 남은 방학 기간 내내 이 곳에 머물며 살을 뺄 예정이란다.

살을 빼기 위해 곡기를 끊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뜻밖의 설명을 들었다. 코리아센터에는 연예계 데뷔를 준비 중인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이 더러 있다는 것. 지금도 한 명이 46kg의 몸무게를 39kg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와 있다는데, 한눈에도 부서질 듯 가냘픈 아가씨를 얼핏 본 것 같긴하다. 알 만한 연예인부터 연습생까지 연간 30여 명이 다녀간다고 하니 단식과 연예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가보다.

코리아센터에는 각종 다이어트에 실패 경험이 있고 요요현상을 겪어본 여성들이 휴가를 내거나 방학을 이용해 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훌륭한 스펙을 갖추고도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지던 남성이 취업실패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코리아센터를 찾기도 한다고. 엄마가 갱년기 건강관리 겸 딸의 체중감량을 돕기 위해 함께 들어오는 케이스도 더러 있단다. 지금까지 최연소 회원의 나이는 9세. 소아비만을 극복하기 위해 엄마와 함께 입소해 소식하면서 식습관을 바꾸고 즐겁게 살을 빼고 돌아갔다. 가장 연장자는 78세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 다이어트는 ‘밤’에 이루어진다

“살은 잘 때만 빠집니다. 낮에는 몸을 움직이기 위해 근육세포가 활성화되고, 밤에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세포를 재생하기 위해 지방세포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낮과 밤의 리듬을 잘 맞추는 것이 다이어트단식의 핵심입니다. 식물들의 탄소동화 작용이 낮에 햇빛 아래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인체는 낮 동안 단백동화 작용을 합니다. 해가 지고 난 뒤에는 체지방 대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잘 자는 것이 중요해요. 낮에는 햇빛을 받으며 알맞게 운동하고 편안하게 쉬면서 신경을 안정시켜 주면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지방분해가 잘됩니다. 이것을 바디싸이클요법이라고 해요.”

30여 년간 단식센터를 운영해 왔고 언론매체의 ‘단골 단식멘토’인 장미수 원장의 말이다. 단순히 굶기만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오전에는 삼청공원을 산책하며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준 뒤 점심을 전후해 헬스, 에어로빅, 요가 등을 하고 이후에는 건강 체크, 개별 상담과 강의 등이 진행되는 것에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이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참가는 자율에 맡긴다. 휴식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각자의 컨디션에 맞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 긴장이 이완된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단식의 효과는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센터에는 ‘직장인 출퇴근 회원’도 있다. 저녁시간대에 집중되기 쉬운 과식, 폭식 습관을 관리하기 위해 센터를 집 삼아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다. 죽, 스프, 맑은 장국, 연두부 등 유동식 위주로 먹으면 된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동안 에너지가 부족해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함초 효소나 매실 엑기스 등을 물에 타먹으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직장인 단식이라는 말에 솔깃해졌다. 10일, 20일씩 단식하고도 멀쩡한 회원들을 만나고 나니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취재 당일, 기왕 두 끼를 굶은 김에 곧바로 단식에 돌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갈수록 체중이 늘고 폭식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정신은 피폐해져만 가는 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단식을 해보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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