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웃고 계셨다.
불교입문 교육 회향을 맞이한 보현당좌단 앞, 나의 경거망동을 묵묵히 지켜보고 계시던 부처님께서 환히 웃고 계셨다.
이 몸을 낳으시고 키워 주신 부모님, 함께 자란 형제, 친구들 피와 살을 받은 아이들, 여러 혈족들, 입문교육을 주관하는 스승님, 같이 공부한 여러 보살님들, 법등의 다정하신 분들, 이토록 숱한 나의 인연들이 스치고 스치며, 그 아름다운 인연의 상을 다 담고 계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그들, 그 인연의 얼굴로 부처님께서는 자꾸 웃고 계셨다.
어느 박물관, 한적한 모퉁이에서 마주친 백제인의 미소처럼 온화하게....
긴 겨울 동안 언 땅을 촉촉히 녹여 적시며 환희의 생명을 새로 움틔우는 봄비. 이 어리석은 중생의 언 가슴을 봄비를 내려주신 분들.
'잘 달리는 말을 타고 금강산을 유람하듯이' 라고 표현해 주신 송암스님의 말씀처럼, 감동에 들떠서 어리석음에 들떠서 어찌어찌 불교입문교육을 마치고 회향에 앞서 그분들께 감사하고 싶다.
몇 해 전부터 집 앞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분. 처음엔 눈인사로 몇 달, 말붙일 구실 없이 몇 달, 보면 볼수록 마음에 와 닿는 모습. 먼 인연으로 누구와 닮은 듯도 하고, 차마 말을 건넬 수는 없었지만 어떤 인연으로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듯했다.
마음이 산란하고 뒤숭숭했던 지난 겨울 어느 날. 그 분이 댁에서 법등 모임을 하니 한번 놀러 오라고 하셨다. 하지만 할 일도 있고 쑥스러워서 참석하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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