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도 극락도 마음속에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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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도 극락도 마음속에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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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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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방/ 안동 하회마을 박필술 할머니

 일찍부터 시작된 여름장마비를 맞으며 안동의 옛마을인 하회를 찾았다. 류성룡의 제 13대 종부(宗婦) 박필술할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몇년 전 할머니의 생생한 목소리로 구술(口述)되어 출판된 [명가(名家)의 내훈(內訓)]을 읽어면서 언제가 꼭 한번 뵙고 싶어던 차에 오늘 이렇게 뵙게된 것이다.

 현재 충효당(忠孝堂)에 머물고 계시는 할머니는 1917년 영덕에서 태어나 스므살에 하회마을 서애(西厓)류성룡 종가에 종부(宗婦)로 시집왔다. 지금까지 류씨댁을 지키는 제 13대 종부로서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그 역경을 이겨왔고, 슬기로운 삶으로 한 생을 살고 계시기에 할머니의 꾸밈없는 말씀은 우리의 본래 숨결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리라.

 "이 세상 모든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어요.슬픔이 있으면 기쁨도 있고 역경이 있으면 순리도 있는 법이지요.아무리 살을 에는 난관에 부닥쳐도 좌절하지 않고 건전한 생활지표를 가지고 인내와 용기로 바단히 노력하면 다 그결실이 있는 법이여요."

 74세의 나이라고는 하나 꿋꿋하고 사리가 밝으며, 인생을 살아온데 대한 명확한 관이 있으신 듯 했다. 그리고 마치 콸콸흐르는 물처럼 말씀하시는데에도 거침이 없었다.

 시집오기 전에는 엄한 어머니밑에서 가정교육을 받고 애국청년들이 운영하는 야학에 다니며 어렵게 공부를 하면서, 임숙자·김활한여사를 동경하고 일엽스님의 시집을 읽으면서 여성운동을 꿈꾸며 독신생활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류씨 종가댁으로 시집을 오게 되었다. 집안 어른의 중매로 종갓집에 전실 남매가 있는 재취자리였지만 일종의 영웅심이 작용했다고나 할까. 어려운 환경, 순탄치 않은 삶에 한번 뛰어들어 멋지게 희생하며 살아보자는 생각에 어려운 자리를 자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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