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 스님의 뜰, 인각사에서 아련하게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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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 스님의 뜰, 인각사에서 아련하게 잠들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2.01.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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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속에 비친 산사(山寺)/문정희의 詩 ‘돌아가는 길’

안개와 겨울비가 내리는 아침, 산사의 방에 누워있다. 등바닥은 뜨듯하고 머리는 차다. 코끝을 쨍하게 하는 겨울 냄새에 조금 열어 놓은 방문 사이로 곳곳에 흩어진 돌들과 석불 하나가 보인다. 몸은 천근만근 눈꺼풀이 다시 내려앉는다. 무엇을 해보겠다고 동분서주하던 몇 개월의 도시생활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천 년 전 인각사 뜰에서, 일연 스님은 삼국유사를 집필하고 달콤한 꿈을 꾸었을 게다. 학소대(鶴巢臺) 낭떠러지 앞을 걸으며,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아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꿈을.

일연 스님과 같이 산과 강, 논길을 걸어 본다. 안개가 자욱한 학소대 위에도 올라 보고, 화산(華山) 언저리에 가서 부처의 흔적이 없어진 돌들도 만나고. 일연 스님의 느린 발걸음에 맞춰 안개 속으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돌아가는 길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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