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음의 법구
일본의 고승 도겐(道元)의 말이라고 했다. ‘지관타좌’는 한 자리에 오직 앉아 있어야 무엇인가 이루어낸다는 뜻이었다. 소설 공부에서 그저 앉아 있는 ‘엉덩이 싸움’이라는 말이 강조되며, 그래야만 쓸 수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가르침도 아니다. 그러자 문 시인이 말했다. “난 앉아 있는 걸 익히는 데 30년 걸렸어.”
놀라운 말이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일편단심, 오로지 한 곳을 바라보며 자리를 지켜온 삶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와 함께 꽤 오래 전 어느 고수(鼓手)의 인터뷰 기사도 머리에 떠올랐다. 그는 어깨에 힘 빼는 데 40년 걸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지관타좌’를 새로 익히면서 나는 『금강경』의 첫머리 ‘환지본처(還至本處)’가 떠올랐다. 부처가 아침에 탁발을 하고 ‘본래의 곳으로 돌아와’, 옷을 벗어 걸고 바리때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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