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부처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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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부처님의 하루
  • 관리자
  • 승인 2010.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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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특집 / 부처님의 일상

어느덧 성큼 초여름의 문턱이다.

아련한 그리움처럼 밀려왔던 짧은 봄을 벌써 배웅해야 하나보다.

법당 앞에 핀 불두화(佛頭花)도 가는 봄이 못내 아쉬운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

반쯤 열린 법당 문 사이로 부처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부처님에 대한 나의 그리움은 늘 사적인 고백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한번 부처님의 마음이 되어

요량껏 그분의 하루를 꾸려볼까 한다.

아침인사로 몸을 굽히는 산책

어스름 저 멀리 먼동이 터온다. 헛기침을 하며 아난이 와서 나를 찾는다. 어김없이 같은 시간이다. 가사를 걸치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난이 깔고 있던 가사를 정성스레 접어준다.

“편히 쉬셨습니까?”

“그래, 그대도 편히 쉬었는가. 오늘은 유독 새소리가 듣기 좋구나.”

“예, 오늘 탁발은 어느 쪽으로 가십니까?”

“오늘은 서쪽으로 가자꾸나. 대중이 많으니 장로들에게 나누어 가라고 일러라. 그래 오늘은 어떤 일정들이 있는가.”

“예, 오늘은 탁발 후에 청소하고 법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진 후, 저녁에는 대중포살이 있습니다.”

“알았다. 벌써 포살일이구나. 대중 가운데 아픈 이는 없는지 잘 살펴 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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