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 스님이 보여주신 세 번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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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 스님이 보여주신 세 번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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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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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광덕 스님을 처음 뵌 시기는 1975년쯤입니다. 당시 저는 회사에 다니며 종로 조계사 내에 있는 서울불교청년회에서 불교와 처음 인연을 맺고 불교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김경만 법사님(현재 한탑 스님)께서 종로 대각사에서 광덕 스님께서 『금강경』 강설을 시작하시니 꼭 참석해서 공부하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금강경』은 우리 조계종의 소의경전이고 평생 공부해야 할 경전이라고 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공부를 해볼 생각으로 몇몇 청년 불자들과 함께 대각사를 찾아갔습니다. 첫 날, 그다지 큰 법당은 아니지만 불자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드디어 광덕 스님께서 입장하시고 예불을 마친 후 법상에 오르셨습니다.

첫 번째_ 염화시중의 미소

스님은 『금강경』의 「법회인유분」 제1분을 읽어주시고는 법문을 멈추시고 잠시 동안 빙긋이 잔잔한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그러고는 잠시 후에 제1분의 내용을 설법하시고 나서, “부처님께서 일어나셔서 옷을 입으시고 걸식을 하시고 공양을 드시고 손발을 씻으시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 즉 ‘행주좌와 어묵동정’이 바로 도이고 불법입니다. 이 대목의 설명으로 법문은 모두 끝난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이해했으면 불교를 다 아는 것이고 불성을 깨달은 것입니다.”라고 설명하시고 계속 미소를 지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뵙는 광덕 스님은 많이 야위셨지만 너무 맑고 깨끗한 얼굴에 깊고 충만한 미소는 우리 범부는 헤아리기 어려운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깨달은 분의 미소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잔잔한 미소이셨습니다. 35년이 지난 지금도 처음 뵈었던 그 당시 스님이 보여주신 염화시중의 미소는 저의 뇌리에 남아 영원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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