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언니한테 밥상 받아가며 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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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언니한테 밥상 받아가며 살고 있으니…"
  • 관리자
  • 승인 2010.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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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의 손길

가난한 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지독한 한파와 폭설이었다. 전정례(70세) 할머니에게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길고 외롭고 슬프다. 할머니를 가끔씩 모셔와 된장찌개라도 한 그릇 따뜻하게 끓여 드시게 하는 이웃의 식당에서 약속을 잡았다. 서울의 강북 끝자락 상계동 좁은 골목의 허름한 식당이었다. 아직 점심 때가 되지 않아 연탄난로에 올린 주전자에서 막 김이 모락모락 나기 시작했다.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난롯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채 손이 녹지 않아 취재수첩에 제대로 된 필체가 써지기도 전에,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할머니의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 나온다.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어도 산 목숨이 아닙니다. 어찌 이렇게 구차한 목숨이 되었는지, 요즘 들어 부쩍 서럽기만 하네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웃을 날이 올까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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