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산책로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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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산책로를 걷다
  • 금강 스님
  • 승인 2010.0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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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스님이 들려주는 절집 이야기 / 걷기수행(포행) 2

땅끝. 땅의 끝이라. 사람들에게 땅끝은 무엇일까?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지점에서 어찌해볼 수 없는 쓰디쓴 절망을 맛볼까? 그 막막한 끝에 서면 도리어 삶에 대한 강한 욕망이 꿈틀거릴까? 그도 아니면 ‘한 발 내딛어보자.’ 땅끝과 배짱 좋게 대면하는 이도 있지 않을까? 땅끝과 마주한 사람들의 마음은 저 생긴 대로 제각각이겠으나 ‘땅끝’이 주는 말맛이 예사롭지 않는 이상 ‘땅끝’은 간단한 이름의 땅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즈음 시작을 도모하는 이들이 찾아와 도보여행의 첫 깃발을 꽂는 곳이 여기 땅끝이다. 그들에게 땅끝은 땅이 시작되는 첫 지점인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은 한 자도 되지 않는 콘크리트길을 위험하게 걷는다.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 뒤꽁무니를 따라 위태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다. 설렘, 멋스러움과 거리가 먼 여행길을 걷는 것이 안타깝다.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낭만 가득한 멋진 순례

땅끝마을 바닷가 길 -> 땅끝탑 -> 사자봉 -> 송호리 바닷가 길 -> 송종리 바닷가 길 -> 저수지 길 -> 마련마을 길 -> 약수터 -> 조립지역 -> 도솔암 가는 길 -> 측백나무길 -> 오솔길 -> 큰바위 너덜지대 -> 오솔길 -> 바위 너덜지대2-> 오솔길 ->바위 너덜지대1 -> 오솔길 -> 서부도전 -> 남부도전 -> 소나무 숲 -> 동백 숲 -> 미황사

그들에게 기꺼이 우리가 복원한 땅끝에서 미황사까지의 옛 길을 내어주고 싶다. 땅끝 사자봉에서 출발해 5시간 남짓 걸어와 쉴 곳을 찾을 때 조건 없이 미황사에 머물다 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그들의 시작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그들의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또한 그들의 여행이 낭만 가득한 멋진 순례였으면 좋겠다.

지난해 전국의 템플스테이 운영자들이 미황사의 템플스테이를 경험하기 위해서 2박 3일간 우리 절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은 일정을 마치고 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황사보다 훌륭한 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절들이 많고, 미황사보다 더 가까이 바다가 있는 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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