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간 옮기고 옮겨서 속히 낮과 밤이 지나가며, 나날이 옮기고 옮겨서 속히 초하루 그믐이 지나가며, 다달이 옮기고 옮겨서 홀연히 내년에 이르며, 년년이 옮기고 옮겨서 잠깐 동안에 죽음의 문에 이른다. 부서진 수레는 가지 못하고 노인은 닦지 못하니, 누워서 게으름만 내고 앉아서 어지러이 생각만 일으킨다. 몇 생을 닦지 아니했거늘 헛되이 세월을 지내며, 얼마나 헛된 몸으로 살았기에 일생을 닦지 않는고. 몸은 반드시 마침이 있으리니 후에 몸은 어찌 할 건가. 급하지 않겠으며 급하지 않겠는가.”
세월이 흐르는 물, 날아가는 화살처럼 신속한데, 무상한 세월 앞에 어찌 급한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닦지 않고 그렁저렁 헛되이 시간을 보내는가. 죽음의 문 앞에 다다르면 무엇으로 죽음에 맞설 것인가. 지금 여기에서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수행하라는 말씀이시다. 내가 얼마나 더 오래 살 것인가? 삶과 죽음은 늘 함께 공존한다. 죽음이 언제 갑자기 우리를 불러 갈지 모르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 하루하루, 시간시간 더 소중히 살아야 한다.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순간순간 잘 살아야 한다는 것. 얼마나 단순한 진리인가!
하얀 눈 하얀 꿈
찬 겨울밤, 금당 아궁이 속에서 타닥타닥 별빛이 탄다. 밤사이 쌀밥눈이 내렸다. 밖은 온통 하얗고, 밤도 하얗게 빛난다. 겨울날 눈이 내리면, 난 학인스님들에게 애니메이션 영화 <스노우맨>을 보여주곤 했다.
“눈보라치는 푸른 밤하늘 저편, 하얀 눈사람 손을 잡고서 걷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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