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물고기를 강에 놓아 주는 것만이 방생이 아니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 한다든지 아니면 보시를 하는 것도 같은 의미라고 하신다. 순간, 그날의 분별없는 내 행동이 한 없이 부끄러웠다.
내 생일날 있었던 일이다. 평소 내 생활은 뭐가 그렇게도 바쁜지 남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무슨무슨 기념일 따위는 거의 챙기지 못하는 편이었다. (순 내 게으름 탓이지만) 그런데 그 날은 마침 일요일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생활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맛있는 음식을 사먹고 ‘구경 환영합니다.’라는 글귀에 현혹되어 ○○패션 50%상설 할인매장에 들어가 코트를 한 벌 샀다. 조금 낮은 명도의 보랏빛 색상을 불빛을 받아 평소 내가 바라던 대로 창백하고 가냘픈 느낌으로 나를 변화시켜 주는 게 아닌가. 그 후로 잘 보낸(?) 생일의 여파는 몇 개월 계속 되었던 듯싶다. 쪼들리는 생활이 여실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요즘 매주 금요일 불교방송에서 진행되는 거룩한 만남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접하며 주위의 무분별한 사치스러움에 젖어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부터 5년 전 내가 근무하던 회사에 건물이 넓어 두 개의 방을 다른 회사에 임대해주고 있었는데 그 두 회사간의 일의 격차가 어찌나 심한지 놀란 적이 있었다. 한 곳은 자동 제어기를 설계하는 소위 수준 높다는 사람들의 집단이었고 다른 한 곳은 월급만 받으면 인원이 반으로 줄어드는 봉제공장의 공원들이었다. (공원들은 단순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당장 조금이라도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하면 직장을 옮긴다. 마치 철새들의 이동처럼 월급날을 기준으로 움직임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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