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본은 순간이며 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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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본은 순간이며 영원이다
  • 관리자
  • 승인 2009.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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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스님이 들려주는 절집 이야기 / 탁본

세월의 흐름을 한 순간에 찍어내다

지난 여름 부산에 갤러리를 개관한 도반스님이 탁본전을 열자며 연락을 해왔다. 주지 소임 10년 살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까마득히 잊고 산 탁본. 다락에 쌓아둔 작품들을 꺼내 먼지를 털어내자니 나와 탁본의 인연도 예사로운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탁본과의 인연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서울에서 중앙승가대학을 다니면서 학보사 일하랴 종단개혁 일을 하랴 나는 지칠 대로 지치고 말았다. 그때 대학을 가기 전에 잠시 짐을 풀었던 미황사가 생각났고 지친 몸을 추스릴 겸 낙향을 결심하였다.

미황사에는 스님들의 사리를 모셔놓은 부도탑과 조선시대의 설봉 대사를 비롯한 벽하, 연담 대사 등 큰 선지식들의 비문이 모셔져 있다. 처음 미황사에 살 땐 그런 것들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서울 사는 동안 문화에 대한 안목이 조금 생긴 뒤라 예사로 보이지 않기 시작했던 것이다.

미황사는 조선시대의 서산 대사와 인연이 있는 절이다. 스님은 묘향산 원적암에서 열반에 들면서 손자상좌인 편양언기 선사에게 의발을 전하며 삼재불입지처인 해남의 대흥사로 가라고 했다. 직계 제자인 소요태능 스님이 편양 스님을 보호하며 대흥사에 법을 펼 수 있도록 마련하여 주었다. 그리고 본인은 대흥사에서 가까운 미황사로 자리를 옮겨 그 법맥을 이었다. 따라서 서산 대사가 직접 살았던 절은 아니지만 그의 법맥만큼은 미황사에서 대대로 이어져왔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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